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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유능하며 개방적인 보수 지도자 없나요”

입력 2017-06-23 18:25:02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 세 번째)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동료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눈물을 보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야당을 탓하며 눈물 흘릴 게 아니라 대통령에 직언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절망의 늪에 빠진 한국 보수 정치권이 ‘젊고 유능하며 개방적인 지도자’를 발굴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의 미래를 디자인하다’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으로 위기를 자초한 보수 진영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또 보수 진영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의 도덕적 책무) 실천 등 도덕적으로 재무장해 보수 정치를 혁신해야 한다는 제언이 공감을 얻었다.

토론 참석자들은 보수 재건의 핵심이 ‘젊은 지도자를 통한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한국 보수 세력은 새로운 리더군을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며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역량 있는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미래 리더십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젊고 유능한 지도자군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 당시 보수당 개혁을 내걸고 보수당 대표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모범 사례로 거론됐다. 그는 2010년 1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고 43세의 젊은 나이에 총리 자리에 올랐다.

김주성 전 한국교원대 총장은 “캐머런 전 총리는 개방적이고 소통 지향적인 정치성을 보였다”면서 “한국 보수도 낡은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젊고 매력적인 지도자는 세계적인 추세처럼 보인다. 프랑스 정치에 돌풍을 몰고 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977년 12월 생으로 39세에 불과하다. 1971년 12월에 태어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46세다.

문제는 현재 한국 보수 진영에서 젊고 참신한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보수 진영의 거의 모든 정치인은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국정 농단과 탄핵의 불똥을 맞지 않은 보수 정치인은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젊은 리더십이 해법이라는 걸 우리가 왜 모르겠느냐”면서 “그러나 젊고 유능한 보수 정치인을 찾는 것은 바다에 떨어진 바늘을 찾는 일만큼 어렵다”고 했다.

원조 소장파인 원 지사와 남경필 경기지사를 젊은 리더십으로 보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정치권에 오래 몸을 담아 참신함이 예전보다 떨어지는 데다 원 지사는 1964년생이고, 남 지사는 1965년생으로 50대 초·중반이다. 이들을 포함한 과거 원조 소장파는 참신함보다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젊은 지도자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는 인적쇄신과 세대교체와 맞물린다. 한국당의 한 초선의원은 “현재 보수 진영을 이끄는 리더급 인사들이 뒤로 빠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면서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젊은 보수 인사들을 찾아내 스타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글=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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