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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사관, 인간띠에 첫 포위

입력 2017-06-25 19:00:01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현수막을 들고 포위행진을 하고 있다.뉴시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이 처음으로 인간띠에 에워싸였다.

시민단체 90여개로 구성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전국행동)은 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3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하는 사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미 대사관 방향으로 행진해 오후 6시30분쯤 대사관을 사방에서 포위했다. 이들은 대사관을 향해 “사드 가고 평화 오라”고 외쳤다. 주최 측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반대를 더 강력하게 표현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위는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서울에서 열린 첫 사드 반대 집회다. 한때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참가자들은 한 손에 우산을, 한 손에 팻말을 들고 “사드 배치 강요하는 미국을 규탄한다”고 소리쳤다.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의 한 주민은 발언대에 올라 “소음 때문에 생활이 망가지고 있다”며 “레이더 가동을 당장 중단하라”고 말했다.

당초 경찰은 이번 집회가 인간띠로 대사관을 둘러싸지 못하도록 제한하려 했다. 집회 전날 서울행정법원이 “이제까지 사드 반대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됐다”며 1회 20분 내로 행진하도록 허용했다.

행진은 질서 있게 진행됐다. 주최 측 안내방송에 따라 첫 대열이 미 대사관을 한 바퀴 돌았다. 8분 만에 마지막 대열과 만난 행렬은 대사관을 완전히 에워싸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파도타기 등을 한 뒤 19분 만에 인간띠를 해체했다. 경찰이 4700여명의 경찰병력을 투입, 폴리스라인을 설치했지만 집회 참가자들과의 마찰은 없었다.

전국행동은 오는 29∼30일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미 대사관 앞에서 30시간 연속 밤샘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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