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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언제든 대화 가능한 사람’ 신뢰 쌓아야

입력 2017-06-25 18:45: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 개최된 미·중 외교안보대화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트럼프 대통령, 팡펑후이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신화뉴시스


오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다뤄야 할 과제는 정상 간 신뢰 구축이다. 이번 회담은 양국 모두 새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관계의 큰 방향을 설정하는 자리다. 그런 만큼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유대감을 쌓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교 원로 및 전문가들은 한·미가 대북 정책에 있어 한 배를 타고 있고, 한·미동맹 역시 이상기류 없이 건전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상회담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환영 만찬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과 환영 만찬을 하는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동맹국 정상 예우 차원으로,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5일 “정상회담은 디테일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큰 방향을 짚고 설정하는 자리”라며 “세부 현안에 집착하기보다 큰 틀에서 전략적 공감대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양국은 아직 북핵 문제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없는 상태”라며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한·미 관계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데 방점을 찍고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6·25전쟁 67주년 메시지를 통해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했다.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문재인정부의 사드 관련 조치를 언급하며 “동맹의 신뢰를 깨는 방향으로 일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정상이 면전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든 판을 안 깨도록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현재로선 정상 간 정면충돌을 피하고 파탄을 면하면 다행”이라고 했다. 또 “북한 비핵화 전략 등에 대해 큰 틀에서 교감을 할 수는 있겠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내용 있는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의 개인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1950년 12월 ‘흥남철수’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거제도로 피난해 정착한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흥남철수 작전 참전 용사들을 초청해 만날 예정이다. 1976년 8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벌어진 북한군의 ‘미군 도끼 살해사건’ 당시 특전사에 복무하던 문 대통령이 이후 작전 현장에 있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관심을 가질 만한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개인사를 시작으로 대화를 풀어가면 의외로 두 정상이 쉽게 호감을 갖고 좋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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