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블룸버그(사진) 전 미국 뉴욕시장이 2억 달러(약 2273억원) 규모의 정책 콘테스트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항하는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 예산으로 ‘시장들의 도전(Mayors Challenge)’이란 이름의 도시 정책 경연대회를 연다. 정책 제안 대결을 통해 당선작을 낸 35개 도시에 각각 10만 달러(약 1억1370만원)가 제공되며 4개 도시엔 각각 100만 달러(약 11억37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대상에 선정된 도시 한 곳에는 500만 달러(약 56억8450만원)의 ‘통 큰’ 정책지원금이 걸려 있다. 정책 콘테스트에 책정된 돈은 3년 동안 집행될 계획이다.
획기적인 발상의 정책 경연대회는 미국 전역의 시 단위 지자체를 대상으로 연방정부의 지원 없이도 자신들만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테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강행한 상황에서 각 도시들은 콘테스트 정책지원금을 통해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독자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시장들은 이민 정책과 공중보건, 총기소지금지 등의 민감한 정책 현안에 대해서도 연방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트럼프 행정부와 배치되는 정책을 소신껏 추진할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콘테스트를 주관할 블룸버그 재단도 이번 정책 공모에 대해 “미국 지자체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독선적인 정책이 가져오는 충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들이) 워싱턴을 대체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NYT에 “시장을 역임했던 만큼 도시 단위 정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을 위한 역할을 고민해 왔고 이번 정책 콘테스트가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원이었던 블룸버그는 이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일종의 죄책감을 갖고 있다”면서 “이 나라의 많은 사람에게, 특히 트럼프가 잘하고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중서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