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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대표 “사사건건 발목 잡는 정치 하지 않겠다”

입력 2017-06-26 18:00:01
이혜훈 바른정당 새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날 선출된 하태경 최고위원, 이 대표, 정운천·김영우 최고위원. 최종학 선임기자


이혜훈 의원이 26일 원내 20석의 제4당인 바른정당을 이끌 당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 신임 대표는 지난 1월 24일 창당한 바른정당의 2대 당대표지만 당원 선출 방식으로는 처음으로 선출된 당대표다. 초대 당대표인 정병국 의원은 경선 없이 합의 추대 방식으로 뽑혔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국회 원내 5당 체제에서 3당의 당대표가 여성이라는 기록도 탄생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에 이어 세 번째 여성 당대표가 배출됐다.

이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부터 제압하겠다”며 “총선을 압도하겠다. 정권을 되찾아오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앞길이 비단길보다 가시밭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대선 패배 48일 만에 선장이 된 이 대표는 한 자릿수에 머무는 바른정당의 지지율을 높여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바른정당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는 것도 과제다. 원내 20석인 바른정당은 단 한 명의 의원이라도 탈당할 경우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지는 상황에 놓여 있다. 바른정당은 ‘김무성·유승민 당’이라는 비판을 오래전부터 받아왔다. 당내에서 친유(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 대표로선 김무성 의원 측이나 계파색이 옅은 다른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이 대표가 연설에서 ‘화해의 대표’와 ‘용광로 대표’를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당원대표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적통’ 경쟁에서 승리하고 보수 통합을 이뤄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숙제다. 이 대표는 일단 통합보다 자강(自强)론에 무게를 실었다. 이 대표는 한국당을 겨냥해 “낡은 보수는 막장 드라마 경선을 치르고 있다”면서 “(지지율이 역전되는) 골든크로스가 온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막말 정치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와의 관계 설정도 변수다. 개혁보수를 주창하는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대립각만 세우면 한국당과 차별성이 없어 보이고, 문재인정부에 협력했다가는 ‘2중대’라는 비판이 무섭다. 이 대표는 “강한 야당이 되겠다”며 “사사건건 반대하는 발목 잡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체육관 전당대회’를 피하고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선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보수 이미지를 강화하려고 애썼다.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정치를 시작했던 이 대표는 이후 친박 세력과 갈등을 빚으며 비주류의 길을 얻었다. 이 대표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간의 ‘엇갈린 운명’도 정치권에서 회자된다. 이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친박 핵심이었던 조 전 장관과 서울 서초갑 공천을 두고 혈투를 벌인 뒤 신승했다. 조 전 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옥중에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제4당의 당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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