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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파킨슨병, 치매 일으키는 전단계

입력 2017-07-02 20:25:01


치매와 증상과 특징이 비슷한 질환으로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이 있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세 가지 질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워 혼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우선 ‘치매’가 퇴행성 신경계 뇌질환의 가장 큰 상위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병은 약 80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이 포함된다.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은 알고 보면 구분하기 쉽다. 알츠하이머는 운동증상이 전혀 없고 기억력, 판단력, 시공간능력, 계산능력, 행동장애 등이 주로 나타난다”며 “반면 파킨슨병은 운동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걸음이 느려진다거나, 표정이 무표정해진다든지, 자꾸 넘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와 타우(tau)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뇌세포를 파괴시키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는 인지기능을 악화시키며, 점차 축적되면 나중에는 운동증상까지 악화시킨다. 반면 파킨슨병은 알파 신뉴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이 쌓여서 뇌세포가 파괴되는 병이다. 이로 인해 초기에는 운동증상에만 이상이 나타나다가 10∼15년 정도 지난 뒤에는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세포까지 악화돼 파킨슨형 치매로 발전된다.

파킨슨형 치매는 1차성 파킨슨병에 의한 치매와 루이체 치매로 나뉜다. 김 교수는 “둘 다 병리현상은 똑같지만 알파 신뉴클레인 단백질이 쌓이는 위치가 다르다는 게 차이점”이라며 “1차성 파킨슨병 치매는 운동증상 관련 부분에만 단백질이 쌓이기 때문에 초기에 운동증상만 나타난다. 반면 루이체 치매는 운동증상과 인지영역 둘 다 단백질이 축적된다. 때문에 파킨슨병 현상과 동시에 환시나 환청 같은 인지행동 증상이 같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치매 종류 중에서 알츠하이머 치매가 65∼70%, 혈관성 치매 15%, 루이체 치매 10%, 파킨슨병 치매나 전두엽 치매 등 나머지가 5%를 차지한다. 치료방법은 치매 종류에 따라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로 나뉜다. 김 교수는 치매 중 약 20%는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파킨슨형 치매 중에는 뇌 안에 물주머니가 커지는 경우가 있는데, 물을 빼주는 관을 삽입해주면 다시 물주머니가 정상이 돼 회복 가능하다.

치매 종류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점은 조기 발견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지론이다. 그는 “최대한 빨리 치매를 발견할수록 의료진이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나이가 많아서 혹은 우울증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부모님에게 6개월 사이 변화가 있다고 느껴진다면 가까운 치매지원센터나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한다. 또 2년마다 나라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꼭 받고 그 결과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희진 교수는 “치매는 이제 젊은 사람도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문제다. 30∼40대에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뇌에 2차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많다”며 “치매는 일생동안 자기가 하는 습관이 나타나는 병이라고 해서 ‘일생질환’이라고도 한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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