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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잘하는 병원-이대목동병원 소아심장수술팀] 작은 심장에 큰 희망 불어넣는다

입력 2017-07-02 20:25:01
서동만 교수는 자신의 역할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했다. "멋진 연주를 하기 위해 훈련과 준비를 거쳐 각자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처럼 심장수술에서도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출생아 100명 중 1명은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난다. 선천성 심장병은 태어날 때부터 심장 구조가 온전하지 않은 일종의 기형이다. 전체 기형아 출산 비율이 대략 100명 중 3∼4명꼴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적절한 진단과 치료로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작은 심장에 희망을 불어넣는 외과 의사를 만났다.

심장 기형은 자궁 내 태아의 심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서동만 이대목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맨 처음 심장은 긴 튜브 모양에서 점차 꼬이고 얽히면서 모습을 갖춰나간다. 이 때 작은 오류라도 발생하면 기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수술 치료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초음파 검사 등 산전 진찰이 보편화돼 재태기간 20주 정도면 심장의 이상여부가 발견된다.

서 교수는 “출산 전에 심장이상이 발견되면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어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노산 등 고위험산모군의 경우 미리 진단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이유도 모른 채 아이를 잃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선천성 심장병은 심장 구조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에서 수술 치료가 요구된다. 출생 후 곧바로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는 반면, 성인이 된 이후에 수술이 이뤄지기도 한다. 서 교수는 “구조적 차이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여부와 시기, 방법 등이 각각 다르다”며 “선천성 심장병은 크게 단순기형과 복잡기형으로 나누고, 청색증의 여부도 중요하다. 전체의 85%가 가장 흔한 8가지 단순 기형에 속하고 치료예후도 좋다. 수술하면 정상적인 심장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85∼90%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선천성 심장질환 3대 한계는 나이, 체중, 질환이다. 즉 환자 연령이 어리고, 심장이 작을수록 치료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서 교수는 “미숙아의 경우 그 자체로 도전이다. 매번 기도하는 마음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수술 전까지 며칠간은 머릿속이 환자 생각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소아심장질환의 치료는 협업이 기본이다. 태아 시기에는 산부인과를 통해 진단을 받고, 출생 후에는 소아청소년과 등 다양한 진료과의 협진이 필요하다. 이대목동병원 소아심장수술팀은 흉부외과의 서동만 교수를 비롯해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의료진으로 구성된다.

서 교수는 “매 주 모여서 각각 환자에 대해 리뷰한다. 진단 과정에서 놓친 것이 있는지, 각 과별로 새로 발견된 것, 수술결과 등을 공유하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갖는다”며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자신의 역할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했다. 그는 “오케스트라가 멋진 연주를 하기 위해 훈련과 준비가 필요하다. 지식과 테크닉뿐만 아니라 악보를 해석하는 능력, 팀원들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처럼 심장수술에서도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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