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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놀멍쉬멍’… 지적 갈증도 풀어주고… 비문학 분야 ‘올해의 휴가책’

입력 2017-07-06 17:25:01




휴가의 하이라이트는 언제일까. 누군가는 휴가를 떠나기 전 서점을 서성이며 여행에 가져갈 책을 고를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낄 것이다. 집에 틀어박혀 휴가를 보내더라도 독서는 최고의 피서법일 수 있다. 재밌는 책을 고른다면 눅진한 더위도 잊게 될 테니까.

휴가철 추천 도서로는 흔히 소설을 비롯한 문학 책이 거론되지만, 지적 갈증을 해소해주는 비문학 도서도 나쁠 건 없다. 본보는 최근 대형 온·오프라인서점에서 일하는 북마스터와 MD(구매담당자) 4명에게 비문학 서적 추천을 요청했다. 이들은 신간 구매나 진열, 홈페이지 편집 등에 관여하면서 국내 서점에 들고나는 책을 가장 먼저 일별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과연 어떤 책을 ‘올해의 휴가 책’으로 추천했을까. 교보문고 광화문점 북마스터 김은옥씨는 ‘안녕 돈키호테’(민음사)를 꼽았다. 광고인 박웅현씨가 광고회사 ‘TBWA 0팀’ 구성원과 공동으로 펴낸 책으로 창의력의 근원을 캐묻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자들은 “무모하리만치 저돌적인 ‘돈키호테력(力)’이 잠재된 창의성을 이끌어낸다”고 말한다.

김씨가 이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돈키호테 정신으로 모인 사람들의 기발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명화 속 숨겨진 이야기들도 전한다”며 “보는 재미와 읽는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에는 4차 산업혁명을 다룬 신간이 봇물을 이뤘다. 온라인서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검색하면 올해 출간된 서적만 100권 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현상엔 현재의 변화를 살피면서 앞날을 내다보려는 독자의 욕구가 반영돼 있을 것이다.

만약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미국 보스턴대 교수인 마셜 밴 앨스타인을 비롯한 경영 분야 전문가들이 쓴 ‘플랫폼 레볼루션’(부키)이 좋을 듯하다. 저자들이 주목하는 건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이는 토대를 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산업의 중요성. 금융 교육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플랫폼 혁명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예스24 MD인 김현주씨는 이 책과 관련,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비즈니스의 판을 바꿔버린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들”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배할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확인하면서 미래에 대한 감각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파크 MD 안상진씨는 ‘명견만리: 새로운 사회 편’(인플루엔셜)을 추천했다. 이 책은 지난해 경제경영서 가운데 인터파크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책이다. KBS 1TV가 매주 금요일 밤 10시에 방영하는 강연 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 소개된 내용 가운데 ‘정치’ ‘생애’ ‘직업’ ‘탐구’ 등 4개 주제에 들어맞는 내용을 한 권에 묶었다.

안씨는 “각계 전문가가 우리 사회 이슈를 살피면서 비전을 제시한 책”이라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워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진이나 그래프 같은 볼거리도 풍부하다. 휴가에 어울리는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며 “불투명한 미래 탓에 고민이 많은 청년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서적”이라고 덧붙였다.

직장인이라면 ‘회의에서 똑똑해 보이는 100가지 기술’(어떤날)을 재밌게 읽을 듯하다. 저자인 새라 쿠퍼는 구글이나 야후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15년간 근무했던 인물로 자칭 ‘회의의 천재’라고 한다. 독특한 분위기를 띤 만화와 재기 넘치는 글이 어우러진 내용이다.

‘회의에서…’를 추천한 사람은 알라딘 MD인 홍성원씨였다. 그는 “회의의 천재가 전하는 회의 정복법이 실려 있다. 익살과 풍자로 가득한 이 책의 궁극적 목적은 모든 쓸모없는 회의를 무력화시키자는 것”이라며 “모든 직장인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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