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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파일] 가파른 증가세 ‘노인성 황반변성’

입력 2017-07-11 05:05:04

 
노영정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교수


인구의 고령화와 더불어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망막질환이 있다. 노인성 황반변성이다. 발생률 억제 대책마련 및 시행이 시급하다.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은 한번 손상을 받으면 이식과 재생이 불가능한 신경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황반변성은 ‘드루젠’이라는 황색 노폐물이 황반에 쌓이는 건성형과 맥락막 신생혈관을 동반하는 습성형, 두 종류가 있다.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은 건성형이다. 습성형은 10% 이하다.

건성 황반변성은 급격히 시력이 떨어지는 습성형으로 바뀌지 않는 한, 대부분 수십 년에 걸쳐 천천히 시력이 약해진다. 반면 습성 황반변성은 발생빈도가 낮긴 하지만, 발병 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급격히 실명위험에 빠지게 되는 것이 다르다.

보건당국이 습성 황반변성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지정, 건강보험 특례혜택을 주는 이유다.

습성 황반변성은 항체주사로 치료한다. 한 번에 100만 원이나 드는 주사 치료다. 습성 황반변성에 의한 실명을 막으려면 이 주사를 두 달에 한 번꼴로 연간 6회 정도 맞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수년간 10∼20회 주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흡연은 황반변성의 주요 위험인자다. 나이 들어 노인성 황반변성에 빠지기 싫다면 반드시 금연생활을 실천해야 한다. ‘루테인’이나 ‘지아잔틴’과 같은 항산화 눈 영양제 섭취도 시력보호에 도움이 된다.

발병 초기에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법(선택적 망막치료술)을 이용할 수도 있다. 저에너지 특수 레이저를 황반에 조사해 드루젠 침착을 줄이는 방법이다. 현재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연구결과 저에너지 레이저를 이용한 선택적 망막치료술은 황반부 시세포 손상 없이 망막색소상피세포를 재생 및 활성화시켜 드루젠 제거 효과를 구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앞으로 저에너지 레이저 치료가 상용화될 경우 황반변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성형의 치료는 물론 습성형으로의 전환을 막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노인성 황반변성은 두 눈에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국민의료비 상승을 피할 수 없고, 사회적으로도 실명위기 노인이 많아져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막대한 치료비 부담을 생각하면 아예 초동단계에서 진압, 그 이상의 진행을 막고 예방할 수 있는 치료법의 상용화가 오히려 경제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인성 황반변성의 예방과 치료 사업에 정부 차원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글=노영정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교수, 삽화=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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