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교회와 선교 기관을 위한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한국교회, 신학교들과도 적극 협력해 동반자 관계를 만들겠습니다.”
미국 풀러신학교 코리안센터 신임 원장으로 지난 1일 부임한 김창환(62·영문명 세바스찬 김) 교수의 포부다. 코리안센터는 신학부(School of theology)와 타문화권연구(Inter-cultural studies) 등 두 개의 분야로 나뉘어 있다. 한국인 학생만 400여명이 공부하고 있다. 김 원장은 공공신학 분야 교수를 겸한다.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원장은 의욕이 넘쳤다. 그는 4가지 점에서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기존 프로그램을 재검토할 예정입니다. 한국교회와 해외 선교지 실정에 맞는지 따져보고자 합니다. 연구 환경도 새롭게 조성하겠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의 신학교, 교회와 연계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또 교파를 초월해 다양한 개인, 단체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교회의 공공성과 그 역할을 모색할 것입니다.”
김 원장은 한국교회와의 협력과 관련해 “미국 신학을 한국교회에 일방적으로 전수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한국의 신학교 교수들과 미국 교수들이 함께 참여하는 세미나도 열어 공동 관심사를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장 업무를 시작한 그의 첫 출장지는 한국이었다. 최근 마크 래버튼 총장과 방한한 그는 장로회신학대와 총신대 신대원, 숭실대, 영락교회 등을 방문하며 교류했다. 숭실대 평화통일연구소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김 원장이 코리안센터 원장으로 오게 된 것은 풀러신학교의 변화와도 관계가 있다. 복음주의 신학을 기반으로 21세기 영적 지도자들을 길러내는 신학교로서 공적 영역과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을 한층 강화한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김 원장은 공공신학(public theology) 분야에서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세계적 학자군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영국 요크세인트존대에서 12년간 ‘신학과 공공영역’ 석좌교수로 봉직했다. ‘국제 공공신학 저널’ 편집장을 맡았고 2011년엔 ‘공공 영역에서의 신학’이란 제목의 영문판 서적도 출간했다.
김 원장은 “공공신학은 신학의 영역이 교회나 기독교인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공적 분야에 관여토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국가 시장 미디어 시민사회 학계 종교계 등 영역에서 교회는 공공선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양대와 장로회신학대 신대원(MDiv), 풀러신학교(ThM)와 영국 캠브리지대(PhD)에서 공부했으며 인도의 UBS신학교에서 4년간 교수 선교사로도 활동했다. 영국인 부인 커스틴 김도 이번에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신학과(세계기독교) 교수로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