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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이면 감천… 한여름 달구는 아이스하키 백지선號

입력 2017-07-20 05:05:04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백지선 감독(가운데)이 1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에서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백 감독은 ‘G-200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평창올림픽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우리는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이 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해 주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뉴시스


19일 서울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 남자아이스하키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은 퍽을 패스 받아 드리블 후 슈팅까지 연결하는 훈련을 지휘했다. 대표팀 공격수 박우상의 스틱에 맞은 퍽은 경쾌하게 ‘딱’ 소리를 냈다. 골대 뒤 안전펜스를 때리는 퍽은 ‘꽝’ 소리를 낼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백 감독은 직접 스틱을 잡고 선수들에게 몸싸움이나 움직임을 지도했다. 직접 시범을 보인 후 “오케이?”라고 되물으며 선수들이 이해했는지도 세심하게 살폈다. 또 “끝까지 끝까지” 외치면서 퍽에 집중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을 200일 앞두고 메달의 꿈을 간직한채 스틱을 힘차게 휘둘렀다. 기온 10℃로 서늘하다 못해 추운 실내빙상장은 그러나 대표팀 선수들의 열정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남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은 지난 4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 승격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아이스하키 변방으로 IIHF가 올림픽 출전권 부여도 고민하던 한국이 기적을 이룬 것이다. 이제 대표팀은 기적을 평창에서도 재연하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은 훈련 이후 진행된 ‘G-200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대표팀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우선 훈련일정과 관련,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오는 27∼30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8월엔 체코 프라하로 넘어갈 것이다. 11월부터 풀타임 소집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또 “12월엔 러시아 채널원컵 유로하키투어 출전해 아이스하키 강국인 캐나다, 러시아, 스웨덴 등과 시합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 남녀 대표팀 감독이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베이징동계올림픽 자력 진출을 이루기 위해 현재 백 감독, 새라 머레이 여자 대표팀 감독과 계약 연장에 나설 것”이라며 “두 감독 모두에게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현 대표팀에서 지도력을 발휘한 백 감독과 머레이 감독을 모두 붙잡아 한국아이스하키의 안정적이고 일관적 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또 여자 18세 대표팀 창설, 꿈나무 청소년 유망주 발굴 육성 등을 장기 과제로 제시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목표에 대해 백 감독은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단언한 뒤 “진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선 적은 없기 때문에 목표는 모든 게임에 이기는 것이고 그게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 머레이 감독은 “모든 경기가 끝난 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 간판 공격수 한수진은 “한일전은 꼭 이기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문제에 대해서는 선수 보호가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나라의 큰 뜻은 반드시 생각해야 하고 가장 큰 현안이니 따라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협회라는 건 선수 보호를 못하면 존재 가치가 없다.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진도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하는 게 선수 본분”이라면서도 “협회에서 우리를 보호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 단일팀 구성에 따른 불이익이 없기를 희망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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