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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속 세상] 메마른 땅에 희망을 심다

입력 2017-07-26 05:05:03
몽골임농업교육센터에서 KT&G 봉사단원들이 지난 20일 포플러 나무를 심고 있다. 포플러는 성장이 빠른 데다 방풍효과가 있어 강한 바람이 부는 몽골 사막 기후에 적합한 수종이다. 몽골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1인당 녹지가 3.2㎡로 세계 평균 기준보다 7.5배나 적은 몽골은 2030년까지 울란바토르시의 녹지를 30%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2007년부터 몽골 그린벨트 사업으로 3046㏊에 달하는 고비사막 지역에 꾸준히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등 갖은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연간 강수량이 한국의 4분의 1 수준인 350㎜에 불과해 기존 숲도 지켜내기 벅찬 상황이다.
 
KT&G 복지재단이 지난해 몽골임농업교육센터 조림장에 심었던 묘목은 교육센터의 지속적인 관리로 잎이 푸르게 잘 성장하고 있다(왼쪽 사진). 반면 몽골 국유지에 심은 나무 대다수는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해 말라 죽었다(오른쪽 사진).
 
KT&G 봉사단원들이 구덩이에 물을 부으며 나무를 심고 있다(위 사진). 몽골임농업교육센터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지난 20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다섯 번째부터 곽영균 KT&G 복지재단 이사장, 어용허럴 몽골 환경관광부 장관(아래 사진).
 
몽골임농업교육센터에서 봉사단원과 현지 대학생들이 지난 21일 나무를 심기 위해 삽과 양동이를 들고 조림장으로 가고 있다. 푸른아시아가 선발한 19명의 몽골 현지 대학생들은 KT&G 봉사단원들과 어울려 나무심기, 교육봉사를 함께 했다.
 
KT&G 봉사단원들은 나무심기와 함께 현지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교육봉사도 진행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비눗방울 만들기, 종이 접기, 등불 만들기, 피구 게임.


척박하고 메마른 땅 몽골에 희망의 묘목심기가 한창이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북쪽으로 8㎞ 떨어진 수흐바타르구에 위치한 ‘KT&G 몽골임농업교육센터’에서는 어린 묘목들이 꿋꿋하게 자라고 있었다.

KT&G 복지재단이 선발한 대학생 봉사단과 임직원, 국제 NGO 단체 푸른아시아, 현지 몽골 대학생 등 70여명이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몽골에서 나무심기와 봉사활동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첫날인 20일 나무심기에 동참한 울란바토르 대학교 신 바야르(19) 학생은 “몽골 청년들은 자발적으로 나무를 심거나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다”며 “KT&G 봉사단의 사막화 방지사업 열정에 감동을 느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몽골의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황사가 심해지자 KT&G 복지재단은 숲을 만들고 숲을 가꿀 전문가를 키워내는 ‘KT&G 몽골임농업교육센터’를 준공했다. 곽영균 이사장은 준공식에서 “교육센터는 몽골의 기후변화에 따른 사막화를 막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발걸음”이라며 “주민들 교육이야말로 사막화 방지를 위한 가장 큰 디딤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년 KT&G 해외봉사단은 사막화를 막기 위해 나무 1000그루를 심었다. 나무들은 매주 두 번 현지 주민들의 관리를 받으며 잘 자라고 있다. 푸른아시아 신기호 국장은 “물이 부족한 몽골에서는 나무를 심는 것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교육센터를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강조했다. 이튿날인 21일 봉사단원 학생들은 수흐바타르 58번 학교 초등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도 진행했다. 처음 낯선 이를 경계하던 아이들은 한국 노래를 따라 부르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한국의 전통 놀이인 비석치기와 딱지치기를 배우면서 해맑게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난생 처음 피구를 접한 아이들은 규칙도 모른 채 공을 던지기 바빴고, 비눗방울을 부는 아이들도 연신 ‘도르테!(좋아)’를 외치며 놀았다.

KT&G 복지재단 권나현(21) 단원은 “처음 교육봉사를 진행해 긴장하고 실수도 많았지만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니 정말 즐거웠다”며 “물이 부족한 몽골에 와보니 우리가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무심기는 한 세대에 걸쳐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앞으로 교육센터는 현지 주민들과 함께 사막화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숲을 지속적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 푸른 몽골이 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울란바토르(몽골)=사진·글 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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