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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석탄발전소 멈추자 한달새 미세먼지 확 줄어

입력 2017-07-26 05:10:02


지난 6월 한 달간 30년 이상 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멈췄더니 미세먼지 농도가 최대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발전소의 미세먼지 발생 영향에 관한 연구는 계속 있었지만 실제 셧다운(가동중단)을 통해 그 영향을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이를 근거로 문재인정부의 탈석탄 정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5일 올해 6월 한 달간 가동이 중단된 전국 8기의 노후 석탄발전소 중 절반이 있는 충남지역의 미세먼지를 조사한 결과 한 달 사이 미세먼지 농도가 약 15% 줄었다고 밝혔다.

충남지역 40개 지점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실측해 보니 이 기간 미세먼지 농도는 최근 2년의 6월 평균치보다 4㎍/㎥(15.4%) 감소한 22㎍/㎥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델링을 통한 측정 결과는 이보다는 감소 폭이 낮았다. 최근 3년간(2013∼2014년·2016년)의 6월 기상 조건을 반영해 모델링한 결과 노후발전소 가동중단 기간에 전체 충남지역 미세먼지는 최근 3년에 비해 0.3㎍/㎥ 줄었다. 최대 영향 지점의 미세먼지 농도는 월평균 0.8㎍/㎥, 하루 최대 3.4㎍/㎥, 한 시간 최대 9.5㎍/㎥ 감소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통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가 20㎍/㎥대 초중반인데 실측 결과 4㎍/㎥이 줄었다는 건 엄청나게 감소한 것”이라며 “모두 석탄발전소 가동중단 때문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따로 모델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측값과 모델링 결과의 차이에는 다른 오염원이나 국지적 기상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체 위해성 관점에서 더 중요한 단기간 감소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노후 석탄발전소의 가동중단에 따라 미세먼지 배출량도 15%가량 줄었다. 분석 결과 충남 보령·서천 화력발전소(4기)의 가동중단으로 이 기간 141t의 미세먼지가 줄었다.

이번에 가동 중단된 전국 8기로 따졌을 때는 미세먼지 304t이 저감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석탄발전소(53기)의 미세먼지 배출량인 1975t의 약 15%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최악인 2∼4월에 제대로 측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바람 등 날씨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당 0.3㎍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치”라며 “정확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측정하려면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2∼4월에 측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에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지 효과를 계속해서 조사하고, 조사 결과를 석탄화력발전소 정책 결정에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지를 강행할 경우 발전사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화력발전소 중 민간 발전사 비중은 60∼70% 정도다. 30년 이상 된 노후발전소와 달리 최근에 지어진 신규 발전소들은 미세먼지 저감 장치를 통해 미세먼지 배출이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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