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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암투’ 또 반전… 이번엔 스카라무치 ‘아웃’

입력 2017-08-01 18:30:01


미국 백악관 권력 암투의 진앙으로 지목됐던 앤서니 스카라무치 신임 공보국장이 임명 열흘 만에 전격 해임됐다. 백악관은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카라무치를 해임키로 한 사실을 전하며 “대통령은 앤서니의 발언이 자신의 직위에 부적절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존 켈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이 그 부담을 지기를 대통령은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카라무치 해임 결정은 켈리 비서실장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그가 ‘2기 백악관’을 장악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배려했다 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켈리 비서실장이 백악관의 체계와 규율을 갖출 전권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월가 출신의 스카라무치는 짧은 기간에 백악관을 권력 암투의 장으로 변질시켰다. 그의 발탁 소식이 전해지자 숀 스파이서 전 대변인은 즉각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두둔하자 스파이서는 지난달 22일 백악관을 떠났다.

스카라무치는 지나달 21일 공보국장에 임명되자마자 라인스 프리버스 당시 비서실장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27일 공개된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선 프리버스를 “망할 편집증적 조현병 환자”라고 비난하는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의 선거자금 모금 역할을 맡았던 스카라무치는 백악관 선임고문 자리를 노렸지만, 프리버스의 반대로 무산되자 앙심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지난 28일 프리버스를 경질하고 국토안보부 장관이던 켈리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스카라무치는 “켈리 실장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한다”고 자랑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4성 장군 출신으로 백악관에 규율과 질서를 불어넣기 위해 기용된 켈리 실장 체제에서 말썽꾸러기 스카라무치가 설 자리는 없었다. 켈리 실장은 지난 주말 주위에 “스카라무치의 언론 인터뷰에 경악했으며, 이는 대통령에게 혐오스럽고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 암투’ 보도에 그의 해임을 고심하다 켈리 실장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해임 결정을 내렸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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