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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쟁 나도 저쪽(한반도)서, 수천명 죽어도 이쪽(미국) 아닌 저쪽”

입력 2017-08-02 18:15:01

도널드 프럼프 대통령 AP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핵탄두 미사일로 미국을 겨냥한다면 군사적 옵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고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말을 하면서 전쟁이 나도 미국 본토가 아니라 한반도에서 수천명이 죽는다고 발언해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그레이엄 의원은 1일(현지시간) NBC방송 ‘투데이’에 출연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군사적 옵션이 있다”며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지역의 안정과 미 본토의 안보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한다면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내 면전에서 ‘전쟁을 하더라도 저쪽(한반도)에서 하고, 수천명이 죽더라도 저쪽에서 죽지 이쪽(미 본토)에서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전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전쟁 가능성과 구체적인 사망자 규모를 언급한 사실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특히 한반도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나도 전쟁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발언해 논란이 예상된다. 동맹국인 한국의 피해가 막대할 것을 예상하면서 섣불리 전쟁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쟁’ 가능성에 대해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생각을 분명하게 말했다”며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무엇을 할지는 미리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진 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 나타나 “우리가 선택 가능한 옵션은 제한돼 있다”며 “어느 시점에 북한과 대화하고 싶다”고 진화에 나섰다. 틸러슨은 또 “우리가 먼저 할 일은 북한이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평화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의 적이 아니며 북한 정권의 교체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틸러슨은 그러나 핵 프로그램 포기가 대화의 조건이라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북한과 러시아, 이란을 한꺼번에 제재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앞서 이 법안은 지난달 상하원을 통과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서명으로 공식 발효될 수 있게 됐다. 대북 제재법안은 북한의 자금줄을 전면적으로 차단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을 봉쇄하고 북한 노동자의 고용을 금지하며, 북한 선박과 유엔 대북 제재를 거부하는 국가의 선박 운항을 거부하도록 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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