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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은 싫어”… 네이마르, 축구 대통령 될까?

입력 2017-08-04 19:20:01
파리 생제르망(PSG)이 4일(한국시간) 네이마르의 영입을 공식 발표한 뒤 이를 축하하기 위해 구단 홈페이지에 네이마르가 PSG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을 게재했다. 네이마르는 역대 최고 이적료인 2억2200만 유로에 PSG로 둥지를 옮겼다. PSG 홈페이지
 
왼쪽부터 네이마르가 PSG에서 고른 등번호 10번이 적힌 유니폼, 전 소속 팀 FC 바르셀로나에서 11번을 달고 뛰는 모습, 실망한 바르셀로나 팬이 네이마르의 유니폼을 불태우고 있는 장면. PSG 홈페이지·AP뉴시스·바르셀로나 팬 트위터 캡처


더 이상 조연으로만 최전성기를 보내기는 싫었다. 네이마르(25)는 화려한 주연을 꿈꾸며 지난 4년간 몸담았던 FC 바르셀로나(스페인)를 떠나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망(PSG)에 새 둥지를 틀었다. 세계 축구 사상 최고 몸값을 경신한 그는 홀로서기를 통해 본격적으로 1인자 등극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메시의 그늘’을 벗고 1인자를 꿈꾼다

네이마르는 2013년 6월 산토스 FC(브라질)를 떠나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듬해 루이스 수아레스의 합류로 리오넬 메시와 함께 ‘MSN 라인’을 결성하며 팀 중심에 섰다. 4시즌 동안 186경기에서 105골을 넣었고 리그 우승 2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 등의 굵직한 커리어를 쌓았다. 더할 나위없는 행복한 기간이었지만 자신의 커리어를 극대화하기에는 엄연한 장벽이 있었다. 바로 메시의 존재다. 바르셀로나는 메시를 위한 팀 전술에 매진했고 그럴수록 세계최고를 꿈꾸는 네이마르는 좌절했다. 지난달 메시가 바르셀로나와 4년 재계약에 합의한 것은 네이마르가 이적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근거로 받아들여진다. 4년 더 메시의 수족으로 남기에는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은 “네이마르는 돈보다는 ‘클럽의 리더’가 되기를 원한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수상도 원한다”고 보도했다.

PSG 역시 네이마르를 원할 만한 동기가 충분하다. PSG는 2012-2013 시즌부터 4년 연속 리그 우승을 달성했지만 같은 기간 UCL에서는 모두 8강에서 탈락했다. PSG의 목표는 유럽 챔피언이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네이마르라고 봤다. 넘버 1이 되겠다는 네이마르와 PSG의 같은 야망이 상대방을 원하게끔 한 것이다.

PSG는 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네이마르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5년이며 이적료는 2억2200만 유로(약 2970억원)로 사상최고다. 연봉은 600억원으로 전체 몸값이 무려 6000억원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축구선수가 됐다. 네이마르는 이날 “PSG는 야망과 경쟁력이 넘치는 팀이다”며 “새로운 팀 동료들과 함께 PSG의 타이틀을 위해 뛸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홀로서기는 성공할까

네이마르는 유럽 진출 이후 줄곧 MSN의 협력 전술을 통해 기량을 키워왔다. 메시와 수아레스가 없는 팀에서 리더 역할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일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상당수 축구계 전문가들은 축구지능이 뛰어난 네이마르가 팀의 원탑이 되는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가대표팀을 홀로 이끌며 성과를 거둔 전례도 있다. 더욱이 PSG에는 티아구 실바, 마르퀴뉴스, 루카스 모우라, 다니엘 알베스 등 브라질 국대 선수들이 많아 심리적 안정감은 오히려 바르셀로나 시절 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네이마르는 메시처럼 큰 선수와 같이 뛰며 시너지 효과도 냈지만 자신에게 전술의 초점이 맞춰진 PSG에서는 능력을 더욱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마르가 부상 등만 피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메시와 함께 세계축구의 아이콘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SG 단숨에 챔스 우승후보로

PSG는 네이마르 영입을 통해 강력한 UCL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이적에 따른 승부사 부재 현상을 단숨에 해결하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네이마르의 이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프랑스 리그앙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못지 않은 글로벌 인기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반면 프리메라리가에서 MSN의 한 축이 무너진 바르셀로나의 전력약화는 불가피해보인다. 이에 따라 라이벌 레알은 2017-2018시즌에 독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네이마르 이적은 프랑스 전체의 경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3일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을 만나 “축하한다. 좋은 소식이 있다고 들었다”며 네이마르 이적을 기뻐했다.

반면 스페인의 분위기는 험악하다. 일부 바르셀로나 팬은 네이마르의 이적 소식에 분노하며 SNS에 네이마르의 유니폼을 불태우는 영상을 올렸다. ‘돈만 아는 배신자’라는 험악한 발언도 SNS에서 넘쳐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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