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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파일] 졸음운전 어떻게 막을까

입력 2017-08-08 05:05:04

 
최지호 순천향대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장


잠을 충분히 자고 잠에 문제(수면장애)가 없는 상황에서는 눈꺼풀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잠이 부족하거나 잠에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는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겁기 일쑤이다. 장거리 운전과 같이 계속 집중해야 할 때 졸리면 순간순간이 고통이고 지옥이다.

도대체 졸음운전사고는 왜 자꾸 반복되는 것일까? 최근 졸음운전으로 인한 추돌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졸음운전 예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운전자의 정신력이 약해서일까, 졸음쉼터가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차 안의 온도나 산소 농도가 부적절해서일까, 차선 이탈 방지시스템 등 졸음운전 예방 장비가 없어서일까? 모두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어 보이지만 어느 것도 근본 요인은 아니다. 무엇보다 올바른 휴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적절한 휴식과 수면을 위해 교육을 받아 본 적이 거의 없다. 휴식은 그냥 알아서 취했고 잠도 그냥 누워있으면 오는 것이라 여겼다. 휴식시간에 과도한 긴장을 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의 적정수면시간(사람마다 조금씩 다름)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등에 대해 우리는 너무 모르는 상태다.

성인의 생체리듬을 기준으로 2시간을 깨어 있으려면 1시간을 자야 한다. 즉, 8시간을 자야 16시간을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다.

우리 몸에 맞게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 국제 기준(국제노동기구)에 맞춰 최대운전시간(하루 9시간, 주 48시간), 최대 연속운전시간(휴식 없이 4시간 연속 운전금지) 등을 조정해야 한다. 아울러 적절한 휴식 및 수면시간 등을 보장해야 한다. 연장근로 제한의 예외를 허용하는 법(근로기준법 59조)의 개정과 함께 전반적인 2교대 및 준공영제 도입도 필요하다.

물론 운전자 자신도 또렷한 정신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먼저 주어진 휴식 및 수면 시간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스트레스, 전날 과음, 수면부족, 수면장애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정신적 또는 육체적 상태가 업무 수행에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들 때는 운전자 스스로 요청해서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업무 중에는 최적의 각성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행동들을 삼가고 전방 주시 의무 준수,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 승객들과 다른 운전자, 행인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글=최지호 순천향대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장,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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