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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인의를 찾아서-서울대학교암병원 구강·두경부암센터] 임상능력 국내 최고 수준

입력 2017-08-08 05:05:04
서울대암병원 구강·두경부암센터 다학제 협진팀 주요 의료진. 왼쪽부터 이비인후과 김현직 김동영 안순현(센터장) 교수팀, 방사선종양학과 우홍균 교수,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교수, 영상의학과 김지훈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김진호 교수, 내분비내과 박영주 교수, 혈액종양내과 김범석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간암 췌장암 담도암은 간담췌외과, 위장관암은 소화기외과, 뇌종양은 신경외과, 방광암은 비뇨기과에서 각각 다룬다. 그렇다면 같은 머리라도 얼굴, 특히 입과 귀·코·목 쪽에 생긴 암은? 당연히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전문 영역이다.

서울대학교암병원 구강/두경부암센터(센터장 안순현·이비인후과 교수)를 방문했을 때 역시 그런 자부심이 느껴졌다. 드러내 놓고 표현하진 않아도 “(이 분야 만큼은) 우리가 국내 최고 전문가 집단”이라고 자신하는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알고 보니 그럴 만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서울대암병원 구강/두경부암센터의 외래를 찾은 환자만 연인원 7000여 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각종 두경부암 수술 건수는 600건을 넘었다. 월평균 외래진료가 583.3건, 구강암 또는 인·후두암, 편도암 등에 대한 수술이 매일 1.7건씩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중 신환자는 약 10%에 불과했다는 사실. 재진 또는 타병원에서 정밀진단 및 치료를 의뢰한 전원 환자들이 나머지 90%를 차지하고 있었다. 구강암 및 두경부암 치료 분야에서 의료전달체계의 최상위급 4차 병원에 해당되는 센터만이 누릴 수 있는 위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수시 협진팀 15명, 팀웍 튼튼

두경부(頭頸部)는 머리 두(頭)자와 목 경(頸)자를 합쳐서 만든 용어다. 말 그대로 두경부암은 뇌 아래쪽에서 쇄골 위 목 부위 사이에 발생한 암을 통틀어 가리킨다.

비강·부비동암 설암 구강암 연구개암 경구개암 후두암 비인강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침샘암 등이 있다. 모두 우리가 음식을 먹거나 목소리를 내는데 꼭 필요한 기관에 생기는 암들이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서 진단 및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이 분야 전문가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 결과 발암 초기, 조기에 암을 발견해도 해당 기관의 본래 기능을 살리기가 쉽지 않고, 삶의 질도 급격히 떨어지기 일쑤이다.

서울대암병원 구강/두경부암센터가 관련 암 환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두경부암 진료에 관한한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치료에 실패할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실제 이 센터는 국내 어느 병원보다도 입과 귀·코·목 쪽 암에 대한 임상경험을 다양하게 쌓은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등 관련 진료과와의 협진, 공조체제도 잘 구축돼 있다. 진료 편의 측면에서도 국내 톱 수준이다. 검사에서부터 상담, 치료계획 수립까지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정착시킨 덕분이다. 이후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를 마치기까지의 진료과정도 9개 상황으로 세분, 각 상황에 따라 신속 적절히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호평을 받고 있다.

자타공인 최고의 암 치료율

의료진은 15명으로 짜여 있다. 안순현 교수(센터장)를 비롯한 이비인후과 이준호 김동영 김현직 권성근 한두희 정은재 교수팀을 주축으로 방사선종양학과 우홍균 김진호 교수팀,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김범석 교수팀, 영상의학과 김지훈 윤태진 교수팀, 병리과 정경천 교수 등이 최적의 개인맞춤 구강암 및 두경부암 치료법을 찾아 수시로 머리를 맞댄다(별표 참조).

이들의 임상능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후두암의 경우 구미 선진 병원들과 견줘도 손색없는 치료율을 기록하고 있다. 진행성 후두암 환자의 치료 후 후두보존 비율이 평균 70%를 웃돈다. 세계 어느 병원도 쉽게 넘보지 못하는 기록이다.

방사선 치료 성적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적지 않은 수의 두경부암 환자들이 이곳서 방사선 치료를 받고 암의 크기를 줄이거나 퇴치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이 센터에서 완치 목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98명이다. 같은 기간 국소 진행성 두경부암 치료를 받은 이는 130명, 재발성·전이성 두경부암 치료를 받고 삶의 질을 높인 환자도 60명이나 된다.

임상능력 배가 연구 활발

서울대암병원 구강/두경부암센터는 기초 연구 및 임상시험을 통해 새 치료법을 찾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미국암학회지 등 유명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는 연구논문 수가 연간 100편이 넘는다. 최근 COX-2 단백질과 구강/두경부암의 관련성을 잇달아 파헤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요즘 국소 진행성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해 암의 사이즈를 줄인 다음 완치 목적의 다른 치료를 시도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일단 재발하면 결과가 좋지 않은 두경부암을 이른바 ‘면역관문억제제’로 극복하는 방법, 어떤 환자에게 면역관문억제제가 효과적인지 금세 알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발굴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 재발 또는 다른 장기로 원격전이가 되더라도 금방 찾아서 퇴치하는 새로운 우산형 표적항암제 임상시험 연구도 추진 중이다.

안순현 구강/두경부암센터장은 7일 “언제든지 믿고 찾을 수 있는 센터, 세계 최고 권위의 두경부암 전문센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각오”라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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