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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괴물 본성’ 되살아났다

입력 2017-08-07 18:15:01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말 역투하고 있다. AP뉴시스


‘괴물’의 본격적인 귀환이 시작됐다. 류현진(LA 다저스)이 부상 복귀 이후 2경기 연속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는 등 전성기를 능가하는 기량을 선보였다.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 중인 다저스 마운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17 미국프로야구(MLB) 정규리그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다. 팀의 8대 0 완승을 이끈 류현진은 지난 6월 18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5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4승(6패)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1안타만 내준 것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처음이다.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7이닝 무실점)에 이어 류현진은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어깨 부상 전이었던 2014년 4월(18이닝 무실점) 이후 가장 많은 15이닝 무실점에도 성공했다.

류현진의 반전 투구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전반기 14경기에서 4.73을 나타냈던 평균자책점은 후반기(3경기) 들어 0.95로 급격히 낮아졌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53으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또 전반기에 구속 저하와 제구력 난조로 홈런을 15개나 맞았지만 후반기에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오늘은 초구부터 끝까지 공격적인 투구를 보이며 분위기를 띄웠다. 확신을 가지고 스트라이크존을 공격했다”며 류현진을 칭찬했다.

도대체 후반기 류현진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온 걸까. 이날 류현진은 최고 시속 92.2마일(약 148㎞)의 공을 뿌렸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대에 머물렀다. 구속이 눈에 띄게 오른 것은 아니다.

대신 류현진은 뛰어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상대타자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이는 공에 대한 자신감과 여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전반기 류현진은 패스트볼 구속이 잘 나오지 않자 맞춰 잡는데 대한 두려움이 겹치며 난타당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감독과 코치의 격려 속에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전성기의 제구력을 되찾았다. 이날 투구수는 96개였는데, 66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었다. 선두타자 트래비스 다노에게 안타를 허용한 3회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이닝은 모두 삼자 범퇴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패스트볼(33개) 외에 커터(22개), 커브(20개), 체인지업(17개), 슬라이더(4개) 등 여러 가지 구종을 고르게 구사했다. 이날 경기에선 예리한 커터가 돋보였다. 류현진의 커터는 우타자의 몸쪽과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휘어 들어갔다. 메츠 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를 휘두르며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류현진은 4회 이후 구속이 떨어지자 상대 타자들을 맞춰 잡는 투구로 땅볼과 뜬공을 유도하는 등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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