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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길원옥입니다” 89세 위안부 할머니 음반 발매

입력 2017-08-11 21:20:0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 인권박물관에서 열린 음반제작 발표회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김지훈 기자


“그냥 집에 혼자 있으면 괜히 내가 좋아하니까, 나 혼자 노래했지요. 노래하는 게 직업이에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9) 할머니는 10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 인권박물관에서 열린 음반제작 발표회에서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평소에도 노래를 흥얼거리던 길 할머니는 한국 나이로 아흔 살이 돼서야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됐다.

이번 앨범 제작은 장상욱 휴매니지먼트 대표 등의 공동제작 지원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9월 시작된 녹음 작업에는 SNS를 통해 선발된 청년 9명도 코러스로 참여했다.

앨범의 공동제작자인 윤미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는 “길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며 “위안부 피해자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해석할 게 아니라 사람 길원옥으로 살도록 하는 게 진정한 해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길 할머니의 음반 제목은 ‘길원옥의 평화’다. 길 할머니가 평소 즐겨 부르던 ‘한 많은 대동강’ ‘남원의 봄 사건’ 등 15곡이 수록됐다. 음반은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인 14일에 한정판으로 2000장 발매된다. 발매 당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콘서트도 개최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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