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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의 만행… 난민 280명을 예멘 바다에 던졌다

입력 2017-08-12 00:05:01
난민브로커들이 예멘으로 향하던 아프리카 난민 280명가량을 바다에 빠뜨려 60명 이상이 익사하거나 실종된 사건이 발생했다. 난민브로커들이 예멘 해안 근처에서 밀입국 단속에 노출될 상황에 처하자 사람들을 바다로 밀어 넣은 것이다.

AP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국제이주기구(IOM)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에티오피아 출신 이주민 160여명이 강제로 떠밀려 예맨 해역에 빠졌다”며 “해변에서 남성 2명과 여성 4명의 시신이 발견됐고 13명은 실종상태”라고 밝혔다. 생존자들 중 84명은 스스로 해변을 떠났고, 57명은 식량과 물, 응급 의료 지원을 받았다.

앞서 9일에도 브로커가 약 120명의 에티오피아·소말리아 이주민들을 아덴만 해역에 떠밀어 50여명이 익사했다고 IOM은 밝혔다.

로랑 드 보익 IOM 예멘지부장은 “난민브로커가 해안 근처에서 난민을 바다로 밀어버렸다”며 “브로커가 난민을 물에 빠뜨리는 사건이 보고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9일 예멘 해안에서 물에 빠진 난민 120여명의 평균 나이는 16세였다. 윌리엄 스윙 IOM 사무총장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무자비하게 익사 당한다면 이 세상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뿔’과 예멘 사이의 좁은 해역은 극심한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는 소말리아·에티오피아 주민들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두바이 등 석유가 풍부한 걸프만 국가로 가는 루트로 이용되고 있다.

IOM에 따르면 올들어 약 5만5000명의 사람들이 이 해역을 건너 예멘으로 갔다. 이 중 3분의 1이 여성이고 3만명 이상이 18세 미만 청소년으로 파악됐다. 아덴만 루트는 브로커 비용이 200달러(22만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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