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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이번엔 ‘허더즈필드 동화’ 서막?

입력 2017-08-13 18:55:01
허더즈필드 타운 FC의 공격수 스티브 무니(왼쪽)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밀티골을 장식한 뒤 기뻐하고 있다. 허더즈필드는 지난 시즌 EFL 챔피언십(2부 리그)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차지해 45년 만에 1부 리그인 EPL 입성에 성공했다. AP뉴시스


허더즈필드 타운 FC는 레스터시티처럼 제2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낼 수 있을까. 45년 만에 1부 리그 무대를 밟은 ‘승격팀’ 허더즈필드가 2017-201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허더즈필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EPL 개막전에서 3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 이후 좌우 측면을 활용해 공격을 풀어나가는 전술이 돋보였다. 허더즈필드는 전반에만 2골을 앞섰고, 후반 크리스털 팰리스의 매서운 공세를 뿌리치고 추가골을 넣으며 승격 후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한때 허더즈필드는 명문 클럽이었다. 1923-1924 시즌부터 3시즌 연속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1971-1972 시즌을 끝으로 하위 리그를 전전했다. 2012-2013 시즌에서야 2부리그인 EFL 챔피언십 승격에 성공했을 정도다.

수십년간 하위 리그를 떠돌던 팀이 세계 최고수준의 EPL 무대를 밟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허더즈필드는 2부 리그에서도 2015-2016 시즌까지 4시즌 동안 잔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우승은커녕 리그 3위부터 6위까지 주어지는 승격 플레이오프 출전 티켓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허더즈필드는 2015년 11월 데이비드 바그너 감독을 영입한 뒤 새로운 팀이 됐다. 허더즈필드는 압박 이후 빠른 역습 전개 등 공격 위주의 축구로 리그를 뒤흔들었다. 지난 시즌에는 EFL 5위를 차지하며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섰고, 이후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레딩 FC에 승리하며 EPL 입성을 확정했다.

지도력을 인정받은 바그너 감독은 지난 6월 허더즈필드와 2019년까지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허더즈필드 딘 호일 회장은 “우리가 올 시즌 곧바로 강등되더라도 바그너 감독이 떠나는 일은 없다. 여러 구단이 그에게 높은 보수를 제시하며 유혹했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 팀에 남았다”며 바그너 감독에게 신뢰를 보냈다.

바그너 감독은 이날 개막전 승리 후 축구전문 매체인 ESPN F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협동심과 투지는 그들(크리스털 팰리스)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운도 조금 따랐지만 우리는 준비된 경기 계획을 실행할 만큼 용감했다”고 첫 승 소감을 전했다.

허더즈필드는 레스터시티처럼 기적의 우승을 꿈꾸고 있다. 2013-2014 EFL에서 우승한 레스터시티는 EPL로 승격된 첫 해 14위에 그쳤다. 하지만 승격 2년 만인 2015-2016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개막전 이변은 허더즈필드에서 그치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리그 최약체로 꼽히는 번리를 상대로 졸전을 펼치며 2대 3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첼시는 게리 케이힐, 세스크 파브레가스 등 2명의 선수가 거친 플레이로 퇴장을 당하면서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다 경기를 내줬다.

한편 에버턴은 스토크시티를 1대 0으로 제압하고 홈에서 개막전 승리를 장식했다. 13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웨인 루니가 헤딩 결승골로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이로써 루니는 EPL 개인통산 200골까지 단 한 골만을 남겨뒀다. 루니는 지난 시즌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에버턴으로 팀을 옮겼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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