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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산 계란은? 치킨은?… ‘살충제 계란’ Q&A

입력 2017-08-17 05:05:03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면서 우려와 공포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용 금지된 살충제가 계란에서 검출됐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다만 ‘살충제 계란’ 위험성이 상당부분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식브리핑과 서강대 이덕환 화학과 교수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궁금한 점을 문답으로 풀었다.

-살충제 피프로닐은 주로 어디에 쓰이나.

“벼룩·진드기를 없애기 위한 살충제다. 바퀴벌레 퇴치제로도 쓰인다. 섭취할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산란계(알 낳는 닭) 등에 사용 금지돼 있다. 계란에서 피프로닐은 아예 검출되면 안 된다.”

-얼마나 섭취해야 인체에 유해한가.

“일단 먹지 않는 게 최선이다. 다만 단기간 소량을 복용했다고 즉시 인체에 치명적 위험을 주는 건 아니다. 피프로닐의 하루 섭취 허용량은 ㎏당 0.0002㎎이다. 몸무게 60㎏ 성인을 기준으로 매일 6∼7개의 살충제 계란을 장기간 복용하면 복통이나 메스꺼움 등 증상이 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 피프로닐의 반수치사량(죽을 확률이 50%인 섭취량)은 몸무게 60㎏ 성인 기준으로 5.82g이다. 약 300만개 이상의 계란을 먹어야 생명에 위협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피프로닐은 수은처럼 인체에 쌓이지 않는지.

“소변이나 대변으로 배출된다. 매일 살충제가 남아 있는 계란을 3∼4개 먹었다고 해도 당장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는 이유다.”

-유럽 ‘살충제 계란’과 비교하면 한국의 살충제 검출 수준은 얼마나 위험한가.

“유럽의 경우 피프로닐이 1.20㎎/㎏ 나왔다. 국제적 잔류허용 기준(0.02㎎/㎏)을 600배 넘어선 수치다. 반면 남양주 농가의 경우 0.036㎎/㎏이 검출됐다. 역시 국제적 잔류허용 기준보다 높아 문제가 되지만 유럽의 ‘살충제 계란’ 사태와 비교해서는 낮은 편이다.”

-다른 살충제인 비펜트린은 얼마나 위험한가.

“대부분 나라에서 동물약품으로 비펜트린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 잔류허용 기준이 0.01㎎/㎏인데, 경기 광주 농장에서 검출된 양은 0.0157㎎/㎏이다. 기준치를 넘어섰지만 인체에 크게 유해한 정도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기준치를 넘어선 만큼 해당 농장주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16일에 구매한 계란은 안전하다고 볼 수 있나.

“15일 0시 기준으로 모든 농장의 계란 출하가 금지됐다. 농림부는 이후 각 농장 전수조사를 실시해 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에만 계란 출하를 허용하고 있다. 사태 발생 직후 대형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 등은 기존 계란을 모두 판매 중지했다. 따라서 사태 발생 이후에 계란을 샀다면 정부의 적합판정을 받은 계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태 발생 이전에 산 계란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미 구입한 계란은 껍질에 있는 표기번호를 확인해야 한다. 지금까지 문제가 된 계란의 표기번호는 ‘08마리’ ‘09지현’ ‘08LSH’ ‘08신선2’ ‘11시온’ ‘13정화’ 6가지다. 이 가운데 하나가 있다면 먹어선 안 된다. 또 현재 전수조사가 끝나지 않았으므로 향후 추가 살충제 검출 농장이 나올 가능성을 감안해 가급적 사놓은 계란을 먹지 않고 놔두는 게 좋다. 농식품부는 17일까지 전수조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치킨이나 닭고기는 문제없나.

“농식품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식용 닭은 생육기간이 30∼35일에 불과하다. 산란계와 비교해 생육기간이 짧고 사육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진드기 문제 등으로 피프로닐 등 살충제를 뿌리는 농가가 없는 것으로 현재 파악되고 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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