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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개정협의 ‘22일 서울’… 탐색전 ‘유리한 고지’

입력 2017-08-18 18: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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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첫 회의가 오는 22일 서울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8일 공동으로 이같이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홈그라운드인 워싱턴DC에서 만나자고 강력히 요청했음에도 특별회기 장소를 서울로 고수해 관철시킴으로써 한국 정부가 협상 초반 기선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측 수석 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22일 영상회의를 가진 뒤 고위급 대면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현지 일정상 한국에 오지 못한다. 대신 고위급 대면회의를 위해 제이미어슨 그리어 USTR 비서실장, 마이클 비먼 대표보 등이 방한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의 강력한 주장에 서울 개최를 수용한 트럼프 행정부로선 손해가 큰 상황이다. 최근 인종주의 발언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최악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에서 특별회기를 열고 한·미 FTA 개정의 강한 의지를 보여 여론을 돌릴 계획이었다.

당초 계획이 틀어진 만큼 미국은 이번 특별회기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개정 협상을 시작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경우 다자간 협상이라 결실을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양자 협상인 한·미 FTA에 주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이동복 통상연구실장은 “양측 모두 탐색전을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통상에서라도 성과를 내기 위해 미국 측의 압박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가장 관심 두는 부분은 무역적자 해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자동차와 철강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자동차 분야는 미국의 대(對) 한국 무역적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철강 분야도 미국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철강협회(AISI)는 USTR에 한국 철강업계가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 등 정부 보조금 혜택을 누리며 원가 이하 가격에 제품을 덤핑하고 있다는 제안서를 냈다. 원산지 검증, 스크린 쿼터제, 신문·방송 등에 대한 외국 지분 투자 허용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산업부는 한·미 FTA 발효 이래 5년간 호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강조하고 FTA 발효 효과에 대해 양측이 공동으로 객관적인 조사, 연구, 평가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 논의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를 계속 주장할 경우 우리도 적자를 보는 서비스교역에서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맞설 필요가 있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자-국가소송제’(ISD)와 최근 미국이 남발하는 반덤핑 관세 등 무역구제 역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목된다.

이동복 실장은 “급한 쪽은 미국”이라며 “여유 있는 한국이 협상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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