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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라이프] ‘농약 농산물’ 불안… 베란다 텃밭에서 ‘안심 채소’ 길러 먹기

입력 2017-08-21 05:05:04
청정 채소를 먹기 위해 베란다 텃밭을 가꾸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용품이 온라인몰에서 인기 품목으로 뜨고 있다. '채소밭 테라스 3단' '온실 비닐하우스' '일회용 비닐용기를 활용해 가꾼 잎채소들'(오하나씨 제공) '수경재배세트'(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친환경 계란이라고 해서 비싸게 사먹었는데 농약투성이라니! 채소는 더 하겠지요?”

직장맘 김지순씨(38·서울 은평구)는 20일 “지난 한주 동안 계란 파동을 지켜보면서 푸성귀라도 직접 길러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말마다 가족과 삼겹살을 구워먹는다는 김씨는 상추와 파를 우선 심어보기로 했다. 김씨는 “주중에 일하면서 주말농장을 하기는 버겁겠지만 베란다에서 상추를 가꾸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지난 주말 베란다 텃밭 가꾸기에 필요한 모종삽과 모종, 흙 등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온라인몰에선 텃밭 관련 용품들의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몬 관계자는 “자투리공간을 활용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집안을 녹색 식물로 꾸며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다스리고자 하는 이들이 늘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관련 제품의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올해 1월부터 8월 16일까지 실내나 자투리 공간에서 채소를 키울 때 필수품으로 꼽히는 식물 영양제의 매출이 202% 늘었다. 모종삽 등 가드닝 용품은 290%나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모종판매의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옥션의 경우 7월 14일부터 8월 13일까지 채소와 꽃 모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95%나 늘었다.

온라인몰에서는 좁은 곳에서 많은 양을 가꿀 수 있는 ‘채소밭 테라스 3단’(2만6000원선), 물주기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자동급수텃밭재배기’(2만7000원선) 등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 또 화분과 용토, 퇴비 등 식물재배에 필요한 기초용품이 들어 있는 ‘도시농부 하우스팜세트’(1만1900원선), 모듬쌈채씨앗, 배양약, 스펀지 등이 갖춰져 있는 ‘수경재배기세트’(4만7000원선) 등 초보자들을 위한 세트제품은 특히 초보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온실 비닐하우스(3만5000원선)는 한겨울에도 베란다 텃밭을 가꾸는 이들에게 필수품으로 꼽힌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원예 재배 분야 파워 블로거인 오하나(퀘럼)씨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여름이 초보자들이 텃밭 가꾸기에 도전하기 가장 좋은 때”라고 소개했다. 오씨는 최근 베란다를 정원과 텃밭으로 가꾼 자신의 경험을 담아 ‘나만의 실내정원’(넥서스간)을 펴냈다. 오씨는 “경험이 많으면 씨앗을 뿌려 싹을 내리게 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쉽지 않다”면서 모종을 권했다. 모종을 사서 심으면 성공확률도 높고, 키우는 재미도 흠뻑 느낄 수 있어 좋다는 것. 모종을 심으면 작물 종류에 따라 1∼2주 뒤부터 시기에 따라 1∼2주 간격으로 수확할 수 있다. 단, 씨앗은 일 년 내내 구입할 수 있지만 모종은 일정기간에만 판매돼 때를 놓치면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모종이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는 8월 말부터 9월 초순까지다. 서울의 경우 종로5가 종묘상, 양재동과 구파발 꽃시장 등과 온라인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오씨는 “모종을 구입할 때 상토를 함께 구입하라”고 권했다. 꽃을 심을 때 많이 쓰는 배양토보다는 채소는 상토에 심어야 잘 자란다. 페트병이나 일회용컵 등에 물빠짐 구멍을 뚫은 뒤 상토를 붓고 모종을 심으면 된다.

오씨는 초보자들이 가장 손쉽게 키울 수 있는 채소로 상추 청경채 당근 쪽파 래디시를 추천했다. 향을 즐긴다면 로즈마리 민트 레몬밥 타임 등의 허브도 가을에 키우기 알맞다. 오씨는 “채소나 허브들은 햇볕을 좋아하므로 베란다에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고, 물은 겉흙이 말랐을 때 주면 된다”고 귀띔했다.

베란다텃밭을 꾸밀 때 목적에 알맞은 종류를 모아 키우면 좀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장윤아 농업연구사는 “바비큐를 즐긴다면 적축면상추 겨자채 쑥갓 엔다이브 잎들깨 고추를, 보고 즐기는 목적이 더 크다면 로즈마리 애플민트 라벤더 캐모마일 타임 등을 심어 향이 있는 텃밭으로 가꾸라”고 조언했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매운고추 방울토마토 청치마상추 당근 고구마 시금치를, 샐러드를 즐긴다면 로메인상추 비타민채 허브 한련화 방울토마토를 심는 게 좋다.

장 연구사는 또 “베란다가 좁을 때는 공간을 수직으로 활용한 3단 베드재배를 활용할 만한 데 이때는 계단별로 햇빛이 드는 양이 다르므로 계단마다 채소의 종류를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햇빛이 잘 드는 맨 위쪽 선반에는 적상추 청상추 잎들깨 바질 방울토마토 등을 키우기에 알맞다. 중간단에는 청겨자 적겨자 일당귀 케일 민트, 맨 아랫단에는 엔다이브 오크상추 부추 청경채 등을 키우면 잘 자란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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