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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인의를 찾아서-성빈센트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고도비만환자 ‘활기찬 삶’ 부축

입력 2017-08-22 00:05:01
성빈센트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고도비만 치료 다학제 협진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정의학과 김하나, 내분비내과 윤재승, 호흡기내과 김성경, 성형외과 김민철, 산부인과 강소연, 소아외과 김신영, 순환기내과 김지희, 마취통증의학과 정홍수 교수, 영양팀 윤민향 영양사, 코디네이터 배유진 간호사, 재활의학과 김준성, 위장관외과(비만외과) 전경화, 소화기내과 정우철, 이비인후과 박찬순 교수. 성빈센트병원 제공




초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만대사수술이 2018년부터 건강보험 급여대상에 포함된다. 대상 인구는 15만∼2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국내 비만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저체중/정상/과체중의 비율은 줄어든 반면, 비만/고도비만/초고도비만은 해마다 늘어났다.

2006년 26.4%였던 비만인(체질량지수 25∼30㎏/㎡) 비율은 2015년 28.1%로 1.7% 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도비만인(체질량지수 30∼35㎏/㎡)은 2.5%에서 4.1%로, 초고도비만인(체질량지수 35㎏/㎡이상)은 0.1%에서 0.3%로 각각 늘어났다.

비만인구가 증가하면 합병증 예방 및 치료에 따르는 사회적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을 일으키고 사망위험까지 높이는 고위험요인이다.

비만을 해결하는 방법에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 약물요법 수술요법 등이 있다. 이 중 수술요법은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이른바 ‘밥통’의 크기를 줄이거나 우회하도록 해주는 치료법이다. 체질량지수(BMI) 32㎏/㎡이상이면서 다른 만성질환을 갖고 있거나, BMI 37㎏/㎡이상인 초고도비만 환자에게 주로 적용된다.

협진 통해 안전성과 전문성 강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는 고도비만 환자들이 체중조절에 성공해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특히 환자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여러 교수들이 협력하는 환자중심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구축,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위장관외과(비만외과) 진형민 전경화 이정연 교수팀을 중심으로 임상 각과 전문 교수들과 전문 코디네이터 및 영양팀이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체중조절을 위해 유기적으로 손발을 맞추고 있다.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순환기내과 호흡기내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재활의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다.

이들의 협진은 환자가 갖고 있는 기저질환과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면밀히 파악,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소화기내과 가정의학과 호흡기내과 성형외과 교수들의 수술 전후 협진, 영양팀과 재활의학과 의료진의 수술 후 영양관리와 운동 지원이 물 흐르듯이 진행된다.

전경화 교수는 21일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지방흡입술 같은 체형교정 미용수술의 일종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이라며 “비만대사수술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부르는 고도비만을 막아 사망위험을 낮추는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비만대사수술은 단기간 체중감량 효과가 크고 동반질환 개선효과도 뚜렷해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복강경 수술로 환자 만족도 UP

전 교수팀이 고도비만 치료를 위해 주로 시술하는 것은 ‘루와이 위 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 두 가지다. 루와이 위 우회술은 위상단부를 잘라 15∼20㏄ 용적 정도의 작은 위 주머니를 만든 다음 공장(空腸)을 Y자 모양으로 당겨 남은 위와 묶어주는 치료법이다. 음식물이 총 길이 6∼7m인 소장을 우회해 약 1m 정도만 지나게 하는 방법이다. 음식물 섭취와 영양흡수 공간을 모두 배제해 살이 될 틈을 안 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 고도비만 환자들은 이 수술 후 6개월 동안 체중이 급격히 감소한다. 감량 효과는 18∼24개월간 지속된다. 장기적으로 당뇨 고혈압 등 동반질환 개선 효과도 나타난다.

위소매절제술은 말 그대로 위 일부를 절제해 위의 크기를 줄여주는 방법이다. 루와이 위우회술과 달리 수술 후에도 기존의 소화과정에 변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이 수술은 위의 용량을 줄여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위에서 나오는 식이조절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 수술은 과거 초고도 비만 환자에게 두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도하던 수술이었다. 그러나 첫 수술 후 2단계 수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성공사례가 늘어나면서 표준 비만대사수술법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루와이 위 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은 모두 복강경수술로 진행돼 수술 후 흉터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수술 전후 상담 교육 중요시

비만대사수술은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장의 일부를 잘라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결심을 하기가 쉽지 않은 비만 치료법이다. 성빈센트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는 이 때문에 환자와 그 가족들이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수술 전 면밀한 상담과 더불어 수술 후 교육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비만 정도와 합병증 동반 여부에 따라 최선의 해결책이 무엇인지 잘 안내한다. 비만수술 전담 코디네이터를 통해 비만수술의 장단점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며 수술과정과 향후 관리방법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교육한다.

비만 합병증 예방과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까지 감내한 만큼 감량효과를 얻는 것은 물론 당뇨병 고혈압 등의 동반질환 개선 효과도 장기간 유지,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전 교수팀은 이를 위해 수술 후 정기검진과 함께 재활의학과 및 영양팀 등과 연계, 개인맞춤 처방을 통해 체중조절 운동과 식이요법을 효율적으로 계속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고 있다.

전 교수는 “수술 방법에 관계없이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는 약 3개월간 식사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영양부족 문제 등에 대해 전문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며 “고도비만 환자들이 수술 후 체계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요요현상 없이 늘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을 각오”라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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