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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테러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폭발이 목표였다”

입력 2017-08-23 18:35:01


지난 17일(현지시간) 발생한 스페인 연쇄 차량테러가 당초 계획보다 훨씬 축소됐으며 테러범들이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 같은 세계적인 명소에 폭탄을 터뜨리는 것이 원래 목표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페인 경찰은 23일 테러 전날 폭발이 일어난 바르셀로나 남부 알카나르 주택에서 실제 폭발물이 장착된 자폭벨트를 발견했다.

테러 용의자 모하메드 훌리 셰말(21)은 마드리드 대테러법원에서 22일 열린 심리에서 “최소 2개월 전부터 테러 계획을 알고 있었다”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등에서 더 큰 테러를 계획했으나 전날 알카나르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애초보다 계획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알카나르 주택에서 폭탄을 제조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시인했다. 환자복을 입고 법정에 선 셰말은 알카나르 폭발 당시 팔을 다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대테러법원에는 모두 4명의 테러 용의자가 나와 증언했다. 그중 드리스 오우카비르(28)는 테러에 쓰인 차량을 대여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처음 조사받을 당시 동생 모우사(17·사망)가 자신의 신분증을 도용해 차량을 빌렸다고 진술했으나 이날 말을 바꿨다.

법원 관계자는 알카나르 폭발 사고 당시 숨진 이슬람 성직자 압델바키 에스 사티가 총 12명으로 구성된 조직의 이념적 지도자였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증언한 4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모두 사망했다.

스페인 당국은 테러범들이 유럽 내 다른 국가에 있는 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집중 조사 중이다. 에스 사티는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벨기에 브뤼셀 북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제라르 콜롱 프랑스 내무장관은 “스페인 테러범들이 이달 초 파리에 왔다가 빠르게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지난 21일 정신질환자가 차량을 몰고 돌진해 시민을 숨지게 한 일이 발생하면서 프랑스에선 극단주의 테러조직이나 자생적 테러리스트 외에 정신질환자들의 모방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의 테러 위험인물 목록인 ‘파일 S’ 등재자 1만7400명 중 3분의 1이 정신병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콜롱 장관은 “경찰과 정신의학자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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