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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헬무트 콜 1930-2017’

입력 2017-08-25 05:05:03




‘헬무트 콜 1930-2017’은 지난 6월 16일 별세한 전 독일 총리 헬무트 콜의 삶을 비평한 전기는 아니다. 지난 50년 동안 그의 정치적 행보를 다룬 독일 최대 대중일간지 ‘빌트’의 기사와 르포를 엮은 책이다. 빌트의 율리안 라이헬트 기자와 역사학자인 호어스트 묄러가 서문을 썼다. 1969년 6월 15일자 콜의 구 서독 라인란트팔츠주 주지사 당선을 시작으로 2017년 7월 1일 스트라스부르크와 슈파이어에서 거행된 유럽연합의 장례식 기사까지를 담았다. 빌트는 16년간(1982∼98)의 콜의 총리 재임기 내내 그를 지속적으로 지지한 대표적인 언론이다.

독일 총리 중에서 콜만큼 독일 통일 전후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은 없을 것이다. 또한 빌트만큼 콜 전 총리를 정치 입문 때부터 근접해서 지속적으로 관찰한 언론도 없을 것이다. 많은 사진 자료가 포함된 이 책을 읽어보면 독일 라인란트팔츠 출신의 거침없는 젊은이에서 유럽의 거물 정치인으로 우뚝 선 콜의 정치 인생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콜이 겪었던 정치적 개인적 비극과 갈등도 소상하게 서술되어 있다. 즉 회고적이거나 관조적 원거리 관점이 아닌 수 십년 간 신문에 실린 현장감 있는 기사들로 콜의 행보를 상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콜의 친구로 마지막까지 그와 동고동락한 카이 딕만이 기사를 엮어 신랄한 비판과 날카로운 분석은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비판적 재조명보다는 그의 구체적인 발자취를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콜의 화려한 정치 역정, 개인적인 기억을 들려주는 책이다. 유럽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독일 통일을 완성한 그의 역사적 위대함과 정치적 비결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키지는 않지만 콜을 관찰한 생생한 현장 증언을 맛볼 수 있다.

베를린=김상국 통신원(베를린자유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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