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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해진 美 “북한 대화로 유도 발언 계속하기 힘들 것”

입력 2017-08-29 18:10:01
29일 대북한 경고 성명을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리케인 하비로 피해를 입은 텍사스주로 가기 위해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나섰다. 두 사람은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전용헬기를 타고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했다. AP뉴시스


북한이 사실상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자 북·미 대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던 미국의 시선은 싸늘하게 식었다. ‘도발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 다시 강조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국무부를 중심으로 대화론자들의 입지가 축소되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 강경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무부는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추정) 발사 소식이 전해진 28일 당일에는 아무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국방부는 대변인을 통해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갔으며, 우리는 상황을 분석 중”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특히 NSC는 이번 중거리 미사일이 앞선 단거리 미사일들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도발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 행정부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도발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말을 이제는 계속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키신저연구소 아시아국장도 “이번 미사일은 사실상 미국의 동맹인 일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 정보 당국이 화성 12형 이동식 발사대가 이동하는 것을 위성으로 포착하고, 발사 수시간 전부터 발사대 주변을 관찰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은 워싱턴에서 한·미협의회를 갖고 대북 공조방안을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이 군사옵션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군사옵션이 반드시 선제타격이나 예방전쟁 등 북한을 실제 공격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억제력 과시도 군사옵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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