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HOME  >  시사  >  종합

체감경기, 비제조업 뒷걸음… 제조업 게걸음… 부동산 털썩

입력 2017-08-30 05:05:05


‘메가톤급 규제’를 담은 8·2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부동산·임대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운수업이 위축된 탓에 비제조업의 업황도 악화됐다. 제조업은 석 달째 횡보 중이다. 새 정부 출범 무렵 반짝 상승하던 체감 경기가 정체되고 있는 흐름이다.

한국은행은 8월 부동산·임대업 기업경기실사지수(업황BSI)가 74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전월(78)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82) 이후 석 달 연속 내리막이다. 지난해 5월(72) 이후 1년3개월 만에 최저치이기도 하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영향으로 부동산과 임대업의 업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조사에 따르면 21일 기준으로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상승률은 지난달 31일(0.08%)과 이달 7일(0.03%), 14일(0.02%) 등으로 폭이 줄고 있다.

여기에 도소매업 업황BSI(72)와 운수업 업황BSI(76)도 각각 전월 대비 6포인트, 7포인트 떨어지며 전체 비제조업 업황BSI의 하락을 이끌었다. 이달의 비제조업 업황BSI는 75로 지난달보다 4포인트 내렸다. 휴가철이 본격화되며 산업재 거래가 준 탓에 도소매업이 부진했고,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이 늘어 운수업도 주춤했다.

제조업 업황BSI는 78로 석 달째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4월 고점(83)을 찍은 뒤 소폭 하락해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6년 12월)인 80 아래에서 ‘게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석유정제, 1차금속, 전기장비 등은 상승했지만 고무플라스틱, 기계장비 등은 하락했다.

업황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대부분 지표가 100 이하여서 부정적 전망이 다수다. 한은은 지난 11∼21일 전국 3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규제 강화 직전에 대출 신청이 급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21일과 22일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각각 3315건, 2922건에 달했다. 이달 하루 평균 대출 신청 건수가 2000건 안팎임을 고려하면 1000건가량 늘어난 것이다. 대출 신청액도 21일 3863억원, 22일 3379억원으로 집계됐다. 4대 시중은행의 하루 평균 대출 신청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대출 신청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가 지난 23일부터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40%로 일괄 적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투기지역(서울 11개구와 세종시)의 6억원 넘는 아파트는 3일부터 바로 규제가 적용됐으나 투기과열지구는 23일부터 규제됐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