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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닝도 좋은데… 자칫 근육 녹인다

입력 2017-09-03 17:35:01
제2회 써클링 컨벤션 스피닝 페스티벌 행사에서 2백여명의 참가자들이 스피닝 체험을 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 고강도 운동을 시작했다가 오히려 병을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대 중반 직장인인 김소연(가명)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스피닝(spinning)을 시작했다가 병원 신세를 졌다. 스피닝은 빠른 음악에 맞춰 실내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고강도 유산소 운동이다. 운동 후 심한 관절통과 근육통이 나타나 병원을 찾은 김씨는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평소 운동량이 적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한 것 같다”며 “입원치료를 받고나니 오히려 살이 쪘다”고 말했다.

횡문근융해증은 한마디로 ‘근육이 녹는 병’이다. 최근에는 스피닝을 하다 이 병에 걸리는 젊은 층이 증가하고 있다. 횡문근융해증은 섬유세포가 괴사해 근육 내 단백질인 마이오글로빈과 각종 효소 등이 혈액과 소변으로 빠져 나오는 질환이다. 근육에서 빠져나간 마이오글로빈 등으로 콜라색 소변을 보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한 경우 급성신부전과 극심한 근육통, 고칼륨혈증, 저칼슘혈증, 부정맥, 심장마비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약 8% 정도는 사망하기도 한다.

평소에 운동을 안 하는 경우, 날씨가 더우면서 수분보충이 안 돼 탈수가 생긴 경우, 땀을 통한 열 배출이 안 되는 경우, 체내에 칼륨이 부족한 경우에 발생하기 쉽다. 또한 수술이나 치매 등으로 장기간 누워있는 환자들에게도 종종 나타난다. 김철 인제대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근육은 습한 조건에서 열을 많이 발생시키는데 땀복을 입고 강하게 운동하거나 운동 초보자가 갑자기 강도 높은 운동을 할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며 “또한 장기간 누워있는 환자들은 움직이는 자체가 강한 운동자극이 아니더라도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한 운동이나 활동 후 콜라색 소변을 볼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정맥주사로 하루 2-4리터 정도의 다량의 생리식염수를 공급해 마이오글로빈이 소변을 통해 체외로 빠져나가게 하고 혈중 전해질 수치 및 신장손상 여부에 따라 투석 및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경우에 따라 혈액투석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크게 문제가 없다면 붓기와 염증, 그리고 혈액 내 비정상적인 효소 수치가 떨어질 때까지 보통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 걸린다. 신부전 등 심한 합병증이 없다면 대부분 부작용 없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편이다.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최근 스피닝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이 심심찮게 본다”며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그룹운동에서는 체력이 약한 사람도 힘든 줄 모르고 따라갈 수 있는데 이는 대단히 위험하다.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스피닝같은 그룹운동보다는 혼자 운동하면서 체력을 기른 후 합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피닝을 하더라도 속도로 빠르게 했다가 느리게 돌리는 인터벌 운동이 좋다”며 “덥고 습한 환경보다는 시원하고 건조한 곳에서 운동을 하고, 땀복은 착용 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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