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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식탁공포… E형간염 걱정되면 꼭 익혀 드세요

입력 2017-09-03 17:35:01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청년 농부들이 직접 키운 농·축·수산물들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 최근 먹거리 불안이 확산되면서 청정 식재료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다. 국민일보DB


살충제 달걀에 이어 최근 유럽산 햄·소비지에 의한 E형간염 감염자 유럽 지역에서 증가함에 따라 먹거리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에서 E형간염 감염경로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E형간염의 경우 물과 음식물을 통해 감염이 될 수 있지만, 음식을 익혀먹고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당부했다.

E형간염은 E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에 의해 생기는 급성 간염이다.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돼지, 사슴 등 육류를 덜 익혀 섭취할 경우에 감염된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E형 간염은 우선 흔한 병이 아니고 경과도 일반적으로 나쁘지는 않다. 우리가 익숙한 A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물이나 음식을 통해서 경구 감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규모 감염이 가능한 질환이다. 하지만 아프리가, 인도, 중남미 국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E형 간염 환자를 보기 힘들고 따라서 질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급성 E형간염으로 국내에서 매년 50명 이상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 55명(남성 36명, 여성 19명) ▶2013년 47명(남성 30명, 여성 17명) ▶2014년 52명(남성 30명, 여성 22명) ▶2015년 56명(남성 30명, 여성 26명) ▶2016년 67명(남성 41명, 여성 26명)이 급성 E형 간염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성·연령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50대가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20대(각각 8명), 10대(5명), 40대(4명), 30대(3명), 70대(2명) 순이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E형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약 2000만명이 감염되고 약 330만명의 유증상자가 발생했으며, 2015년에는 약 4만4000명이 사망(치명율 약 3.3%)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형간염도 A형간염과 마찬가지로 잠복기가 있어 감염 후 7∼10일이 지나고 나서야 증상이 나타난다. 다른 급성 간염과 마찬가지로 황달이나 가려움증, 진한 소변색등의 변화가 나타나고 근육통, 울렁거림, 복통, 설사, 간비장 비대에 따른 복부 불편감이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무증상으로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증상의 발생 시 ALT(간효소수치)와 같은 간기능 검사 수치의 급격한 상승과 빌리루빈의 상승을 동반할 수 있다. 진단은 HEV IgM 양성이면 의심 하에 HEV RNA등의 추가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치명율은 약 3% 정도로 낮다. E형간염 예방을 위해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현필 교수는 “환자 중 대부분 1∼6주 정도에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도 있으나 극소수의 환자에서는 간부전으로 간이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간부전으로 진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양호한 치료 경과를 보이고 일부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하기도 한다.

다만 임신한 경우에는 경과가 나쁠 수 있어 치료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신 교수는 “백신접종을 받기가 어려워 위험 지역 방문 시에는 깨끗하지 않은 식수나 음식은 섭취하지 말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검증된 안전한 식수와 조리된 음식을 먹는 것이 예방을 위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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