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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실제 인물 김사복-힌츠페터 함께 찍은 사진 찾았다

입력 2017-09-05 23:45:01
5·18기념재단이 김승필씨에게서 받아 5일 공개한 사진. 김씨의 부친이자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인물로 추정되는 김사복씨와 1980년 5월 김씨의 택시를 타고 광주로 들어갔던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뒤로 힌츠페터의 광주 취재에 동행했던 사운드맨 헤닝 루머의 모습도 보인다. 본래 단체사진인데, 세 사람이 찍힌 부분을 확대한 것이다. 5·18기념재단 제공


아버지 김사복씨가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인물이라고 주장해온 김승필(58)씨가 김사복씨와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함께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김사복씨가 영화 속 인물과 동일인으로 확인돼 그의 유해가 망월동 묘역에 안치될지 주목된다.

5·18기념재단은 김씨로부터 김사복씨와 힌츠페터가 함께 찍힌 흑백사진을 전달받았다며 5일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김사복씨와 힌츠페터의 얼굴이 선명하게 담겼다. 두 사람이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하는 장면이다. 뒤쪽으로는 힌츠페터와 광주 취재에 동행한 사운드맨(음향 담당) 헤닝 루머의 모습도 보인다.

힌츠페터가 소속됐던 독일 TV채널 ARD-NDR의 동료이자 1980년 당시 일본특파원이었던 페터 크레입스는 사진 속 인물이 힌츠페터가 맞는다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과 함께 힌츠페터가 광주를 찾은 배경도 드러났다. ARD-NDR은 페터 크레입스가 한국 정보 당국의 ‘요주의 인물’이라서 카메라기자인 힌츠페터를 대신 광주 현장으로 특파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최근 김승필씨가 재단으로 찾아와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면서 “그는 1984년 세상을 뜬 부친의 유해를 힌츠페터가 묻힌 망월동 묘역에 옮겼으면 하는 희망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과 협의해 아버지의 행적을 복원, 전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재단 측에 따르면 김승필씨는 많은 택시비 수입을 기대하고 외신기자들을 광주로 데려다줬다는 영화 속 이야기와 달리 아버지가 평소 인권과 민주화에 관심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김사복씨가 함석헌 선생과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하면서 “아버님이 평소 ‘사상계’ 같은 책을 즐겨 읽으셨다. 이런 평소 신념이 목숨을 걸고 광주로 향한 외신기자들과 두 번이나 함께하는 데 일조하지 않았겠느냐”고 설명했다고 한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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