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파죽의 20연승 인디언스, ‘추장 저주’ 벗어던지나

입력 2017-09-13 18:30:01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선발투수 코리 클루버가 1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서 1회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클루버는 9이닝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두며 역사적인 20연승을 이끌었다. AP뉴시스
 
클리블랜드 팬들이 '여러분은 역사를 보고 있습니다', '20연승'이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응원하는 모습. AP뉴시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앞세워 파죽의 20연승을 달리며 미국프로야구(MLB) 최다연승 역대 2위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켰던 클리블랜드가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 막판 폭발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우승의 축배를 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7 MLB 정규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24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이날 경기까지 무패 행진을 거듭하며 20연승 고지를 밟았다.

클리블랜드의 20연승은 1935년 시카고 컵스(21연승) 다음으로 길다. 162경기 체제가 확립된 1961년 이후로 따져보면 MLB 역대 최다연승 타이기록이다. 2002년 저비용 고효율로 상징되는 ‘머니볼’ 돌풍을 일으킨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20연승을 달성했다.

클리블랜드는 단순히 연승을 떠나 완벽에 가까운 야구를 펼쳐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실제 역대 18연승 이상 팀들과 비교해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기간 득실점 차가 무려 102점으로 최고 기록이다. 2002년 오클랜드(76점)는 물론이고 21연승의 컵스(87점)에 비해서도 월등하다. 20경기에서 134득점(평균 6.7점)을 올리는 동안 단 32실점(평균 1.6점)만 내줬다. 32실점은 장기연승 팀 중 최저치다.

20연승 기간 동안 클리블랜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1.60. 지구상 최고 투수로 불리는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2.12) 한 명보다도 낮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는 에이스 코리 클루버는 연승 기간 네 차례 등판해 6실점만 내줬다. 전반기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던 트레버 바우어는 4경기에서 전승(평균자책점 2.41)을 달성했다. 마이크 클레빈저는 세 차례 등판해 한 점도 주지 않는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고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3승, 조쉬 톰린이 2승을 추가했다.

타선도 투수력 못지 않았다.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20게임 동안 9홈런 19타점을 몰아쳤다. 호세 라미레즈는 8홈런 14타점, 카를로스 산타나가 5홈런 13타점으로 상대팀을 초토화했다. 클리블랜드는 88승 56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까지 매직넘버 5개만을 남겨뒀고 이제는 지난해 도달하지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팀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 캐릭터를 우스꽝스럽게 바꾼 뒤 지난해까지 68년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와후 추장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컵스가 108년 만에 우승하면서 클리블랜드는 가장 오랜 기간 월드시리즈 우승을 못한 팀이 됐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올 가을 클리블랜드가 저주를 푸는 역사적인 장면도 볼 수 있을 듯하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