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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컷] 우주선이 내려앉은 듯… 인간적인 형태 띤 건축물

입력 2017-09-14 21:25:01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글로벌 기업 애플의 신사옥 ‘애플파크’가 저런 모습이었다.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할 법한 원형 우주선이 내려앉은 모습. 하지만 사진 속 건물은 대기업 사옥이 아니라 2007년 일본 다치카와 지역에 들어선 ‘후지유치원’이다.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최상의 놀이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원형 지붕은 아이들이 사시사철 뛰노는 놀이터다. 이곳 아이들은 하루 평균 4000m를 뛰거나 걷는다. 후지유치원에 방문하면 애들이 원을 그리면서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지붕은 그리 높지 않아서 어른들은 중앙 마당에서 아이들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교사와 아이들은 가끔씩 지붕에 앉아 중앙 마당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관람하곤 한다.

영국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헤드스페이스’를 통해 이처럼 ‘인간적인’ 형태를 띤 세계의 건축물을 일별한다. 책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현대사회의 집 내부를 살피는 데서 시작해 도시의 공간들을 하나씩 짚는 방식으로 인간과 건축의 관계를 다룬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상자가 아닌, 인격과 얼굴을 갖춘 건축물”이라며 건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건축은 사람을 중심에 놓을 수 있고, 실제로 그래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가 건물이 우리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한 지식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더 나은 대안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는가.”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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