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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성 황반부종 지원 시작…“이웃 돌보는 마음 중요”

입력 2017-09-17 21:00:01


“‘이웃’이라는 개념이 없어지고 있어요. 그 옛날 어려울 때 서로 돕던 십시일반 정신이 점점 보이질 않습니다.”

이웃과 함께 나누던 정(情)이 사라지고 있다. 앞집, 옆집에 사는 이웃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일이 당연시되고 있는 이 시대에 다시 ‘이웃 사랑’을 강조하는 의료계 원로인사를 만났다.

유승흠 한국의료지원재단 이사장(연세의대 명예교수·사진)은 의료전문 모금 및 지원을 하는 공익재단인 한국의료지원재단을 통해 기부와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유 이사장은 “최저소득계층(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국가에서 의료비, 식비 등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차상위계층은 평소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지만 치료가 오래 필요한 병에 걸릴 경우 의료비 부담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다”며 재단의 설립 의의를 설명했다. 한국의료지원재단은 이러한 의료사각지대 환자를 발굴해 2011년 설립당시부터 현재까지 783명의 의료사각지대 환자의 의료비를 지원했다,

최근 재단은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의 약제비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고령화 및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당뇨병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당뇨 등 만성질환에 대한 의료지원의 필요도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 이사장은 “당뇨병성 황반부종은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시력까지 잃을 수 있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개선될 수 있는 질환이다. 국제적으로 당뇨병 환자의 약 11%에서 당뇨병성 황반부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대한 질병코드가 별도로 없고 코드 상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같은 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내 정확한 환자 수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눈이 보이지 않으면 일을 하거나 직업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경제적 활동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의료비 지원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중요하며, 나아가 국가적 차원에서도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대해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대사회에서 그는 ‘이웃’의 의미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우리나라 1인당 평균 소득 수준은 약 2만7000달러 수준이지만 이 중 7%는 의료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과거에 비해 경제수준이 많이 올라왔지만 이웃사랑의 정신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여타 선진국들의 경우 80%정도가 개인 기부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0%만이 개인이 기부한다. 기부문화가 정착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 기부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정질환이나 특정 환자 사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 전반에 대한 지원은 많은 도움이 필요한데도 관심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이사장은 “어떻게 하면 나와 이웃 모두 잘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이웃을 보듬을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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