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HOME  >  시사  >  종합

中서 마트 사업 철수키로 한 롯데… 다른 사업들도 줄줄이 타격 우려

입력 2017-09-16 05:05:04


롯데그룹이 마트 사업을 중국에서 철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계열사 사업도 줄줄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중국에서 사업 중인 한국의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 차원의 대응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롯데그룹이 중국에 투자한 자금은 8조원을 넘는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롯데는 중국에서 백화점·마트·슈퍼 등 유통사업 외에도 제과·칠성음료 등 식품 분야, 호텔·면세점·시네마 등 서비스 분야, 케미칼·알미늄 등 석유화학제조 분야, 캐피털 등 금융계열사를 운영 중이다. 중국에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이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 전부 혹은 일부 매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금액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는 매각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대부분 점포 실사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점포 일부를 매각할지, 전체를 매각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전체 매각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 중국 점포 장부가치는 8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 매각은 장부가보다 적게 매겨질 가능성이 크다. 롯데 입장에서는 협상을 서둘러야 하는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영업정지 중에도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부가 이상으로 매각한다고 해도 지난 5년간 중국 롯데마트 누적적자 규모만 5000억원을 넘어서는 상황이어서 이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고 처리 등 추가 비용도 롯데에는 부담이다.

마트 외 다른 계열사들의 중국 사업도 문제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중국판 롯데월드’를 짓겠다고 야심차게 밝힌 ‘선양 롯데타운 건설’은 3조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개별 프로젝트로는 가장 큰 규모다. 롯데타운에는 롯데월드와 쇼핑몰, 호텔, 아파트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11월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이후 소방점검 등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밖에도 롯데자산개발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1조원을 투입한 청두 복합상업단지 건설 프로젝트 역시 백화점 상업시설 허가가 나지 않아 착공도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의 중국 철수 결정으로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등 식품 계열사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데다 롯데마트라는 대형 소비 채널이 사라지는 만큼 수익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글=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