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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의 저주’ 깨고 월드시리즈 거머쥘까… 美 메이저리그 22연승 최다 연승 2위 클리블랜드

입력 2017-09-16 05:05:03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선수들이 1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터트린 제이 브루스(오른쪽 세 번째)에게 몰려가 음료수를 뿌리며 기뻐하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3대 2로 승리하며 22연승을 질주했다. AP뉴시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22연승을 거두며 미국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 연승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한 세기 전 뉴욕 자이언츠가 세운 26연승. 하지만 당시 뉴욕 자이언츠는 연승 사이에 무승부가 한 번 있어서 클리블랜드의 진가는 더욱 도드라진다. 더구나 현재의 162경기 체제가 확립된 1961년 이후로 국한하면 단연 1위다. 이제 남은 것은 대망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다만 클리블랜드는 최다 연승을 거둔 팀이 그 해 우승하기 어렵다는 ‘연승의 저주’를 깨야하는 숙제가 남았다.

클리블랜드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3대 2로 승리했다. 22연승을 기록한 클리블랜드는 1916년 뉴욕 자이언츠(26연승)의 뒤를 이었다. 클리블랜드는 전날 1935년 시카고 컵스 이후 82년만의 21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클리블랜드의 연승 성공은 극적이었다. 클리블랜드는 8회까지 1-2로 지고 있었다. 아웃카운트 한 개면 끝나는 9회말 2사 1루에서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천금의 동점타를 터트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10회말 무사 1, 2루에서 제이 브루스가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챙겼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를 공고히 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매직넘버를 3으로 줄인 클리블랜드에게 남은 것은 지난해 아깝게 놓친 월드시리즈 트로피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 컵스에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거칠 것 없는 클리블랜드에게 신경쓰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연승팀의 저주’다. 역대급 시즌 최다 연승을 거둔 팀은 유독 그해 패권을 차지하지 못했다. 뉴욕 자이언츠가 만화같은 26연승을 거둔 1916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은 보스턴 레드삭스였다. 1935년 21연승을 거둔 컵스는 월드시리즈에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게 패했다. 2002년 오클랜드 어슬래틱스도 20연승을 기록했지만 월드시리즈 문턱도 밟지 못했다.

재밌는 것은 이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선 SK 와이번스가 김성근 전 감독 시절인 2009년 19연승으로 국내 최장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에 3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선 최다 연승이 18연승으로 두 차례 나왔는데 이들 팀 역시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더군다나 클리블랜드는 ‘와후추장의 저주’에도 묶여 있다. 팀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 캐릭터를 우스꽝스럽게 바꾼 뒤 68년간 우승을 못했다며 붙여진 이름이다. 야구팬들은 클리블랜드가 이 두 가지 저주를 올해 한꺼번에 청산할지 주목하고 있다. 테리 프랑코나 감독이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사령탑 시절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86년 만에 ‘밤비노의 저주(베이브 루스를 판 보스턴이 우승을 하지 못한다는 저주)’를 깬 이력은 클리블랜드 팬들의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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