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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정부 고강도 압박·싸늘한 여론에 집단 휴업 전격 철회

입력 2017-09-15 21:40:01
사립유치원들이 오는 18일과 25∼29일로 예고했던 집단 휴업 계획을 철회했다. 정부의 고강도 압박과 “유아를 볼모로 삼는다”는 싸늘한 여론에 백기를 들었다.

교육부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간담회에는 박춘란 교육부 차관과 최정혜 한유총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 차관은 “우려했던 휴업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앞으로 사립유치원을 포함한 유치원 현장과 진솔하게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신익현 지방교육지원국장은 “교육부와 사립유치원 간 소통이 충분하지 못한 점에 공감하고 유아교육기본계획 수립 때 사립유치원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협상은 타결됐지만 불씨는 남았다. 최 이사장은 간담회 뒤 “아이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켜라”며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거짓을 가르치는 것이니 교육부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한유총에 어떤 약속을 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달 1일 적용된 ‘사학 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안’이 이번 집단 휴업 추진의 도화선이 됐다는 관측이 많다.

개정안은 유치원 회계 감사 때 비영리기관인 학교법인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토록 했다. 사립유치원 업계는 설립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반발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 양측이 머리를 맞대고 이견을 좁혀보기로 했지만 교육부는 “유치원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란 입장이 강하다. 유아학비 인상 역시 교육부가 예산 당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유총에서 휴업 강행을 주장하는 강경파들은 “이번에도 정부에 속는 것”이라며 휴업 철회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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