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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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카트 끌며 늪과 강·사막을 지나서… 80일간 2011㎞ 자선 라운딩

입력 2017-09-17 19:30:01
자선을 위해 ‘세계 최장 홀’ 라운딩에 나선 애덤 롤스턴(왼쪽)이 지난 8월 8일(현지시간) 몽골 초원에서 샷을 날리고 있다. 애덤 롤스턴 인스타그램 제공


1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애덤 롤스턴(북아일랜드)은 몽골 울란바토르의 마운틴보그드 골프클럽 18번 홀에서 2m짜리 퍼팅을 성공시켰다. 80일간 2011㎞를 걸어 무려 2만93타 6093오버파로 마무리한 라운딩이었다.

럭비 선수 출신인 롤스턴은 지난 6월 29일 몽골 서부 고원에서 옛 동료인 론 루틀랜드(남아프리카공화국)와 함께 ‘세계 최장 홀’ 라운딩에 나섰다. 롤스턴은 과거 루틀랜드가 아프리카 대륙 2만6000㎞를 자전거로 누비며 자선 이벤트를 벌였던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색 도전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장애물과 사람이 드문 몽골을 도전 장소로 정했다. 캐디로 나선 루틀랜드는 옷과 생활용품, 골프공 등이 실린 120㎏의 카트를 끌며 늪과 얼어붙은 강, 사막을 통과했다. 중간에 떠돌이 개 한 마리가 합류해 1500㎞를 동행해 주기도 했다.

이들의 도전은 치기 어린 장난이 아니었다. 이들은 어린이 스포츠 자선재단을 운영하는 ‘라우레우스’를 위한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이번 도전에 나섰다. 또 극한 환경을 극복하는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다는 목적도 있었다.

롤스턴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미쳤다고 말했다. ‘그건 불가능한 도전이다’ ‘할 일이 그렇게 없는가’ 하고 비웃기도 했다”고 말했다. 루틀랜드는 “주위 사람들이 ‘이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번 도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것이었다. 우리가 이 도전을 성공시켰다는 사실이 경이롭다”며 활짝 웃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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