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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지호-김주원, 연극 ‘라빠르트망’으로 아날로그 감성 전한다

입력 2017-10-10 21:25:01
연극 ‘라빠르트망’의 주연 배우 오지호(앞)와 김주원이 10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LG아트센터 제공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활약하는 스타 배우와 몸짓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발레리나가 연극 무대에 처음으로 선다.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은 배우 오지호(41)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발레리나 김주원(40). 오는 18일 개막하는 연극 ‘라빠르트망’에서 주인공 막스와 리자 역으로 데뷔를 앞둔 이들을 10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공연을 일주일여 앞두고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긴장을 전혀 안 해요. 그런데 연극 일정표를 붙이니까 떨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진짜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에요. 관객석이 비어 있는 꿈도 꿨어요.”(오지호) “사실 실감이 잘 안 나요. 코앞에 주어진 숙제가 너무 많아서요. 하지만 저도 무대에 오래 선 사람이고 작품이 완성 돼 가는 것을 보니까 기대가 많이 되더라고요.”(김주원)

서로의 분야에선 베테랑인 이들이 연극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무대에서 희열이 있을 것 같아요. 처음 하는 것이지만 재밌어요. 제 연기를 보면서 관객들이 감동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요. 예전부터 연극을 해보고 싶었어요. 한 달 연습한 적 있었는데 그때 드라마 ‘추노’와 ‘내조의 여왕’이 겹치는 바람에 놓쳤어요.”(오지호)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몸을 평생 써온 사람이라 대사로 무대에서 전달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커요.”(김주원)

라빠르트망은 1996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라빠르망’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영화는 98년 영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고 2004년 할리우드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로 재탄생될 만큼 인기 있었다. 내용은 한 마디로 내가 사랑할 때, 나를 사랑했던 누군가의 이야기. 막스가 현재 약혼한 여인 뮤리엘과 과거 사랑했던 여인 리자, 자신을 짝사랑하는 여인 앨리스와 얽히고설키면서 변하는 관계와 감정을 보여준다.

요즘은 20년 전 원작처럼 편지와 공중전화를 주고받지 않아도 돼 엇갈릴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디지털 시대에 다시 나온 연극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사랑의 감성이요. 시간이 변해도 감성은 변하지 않거든요.”(오지호) “아날로그 시대, 기다림의 미덕이요. 클래식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메시지가 너무 반가워요. 발레 ‘백조의 호수’도 3시간 공연인데 요즘 2시간 내로 끝내잖아요. 기다리는 감각을 많이 잃어버린 것 같아요.”(김주원)

연극은 영화를 토대로 했다. 가장 큰 차이는 프랑스 영화의 멜랑꼴리한 느낌을 보다 쉽고 유쾌하게 현대적으로 다시 풀어냈다는 점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영화는 클로즈업으로 표정을 통한 감정표현에 중점을 뒀다면 연극은 영화와 발레로 다져진 두 배우의 선 굵은 연기와 몸짓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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