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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남북관계… 평창서 출구찾기

입력 2017-10-17 05:05:04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이병주 기자


北 피겨 출전권 획득해 참가 가능성 높아져
유엔, 내달 ‘올림픽 중 휴전 결의안’ 채택


문재인정부는 악화 일변도로 치닫는 한반도 정세를 되돌릴 계기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이명박·박근혜정부 대북정책과 차별화하기 위해 ‘대화·압박 병행론’을 내세웠지만 북한의 무반응으로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 정부 내부에서는 평창올림픽마저 소득 없이 끝나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실현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위기감도 있다.

올림픽은 정치적 부담이 적으면서도 파급효과는 큰 행사다. 국제 스포츠 행사여서 북한도 자격만 갖춘다면 얼마든 참가할 수 있다. 북한 선수가 남한 관중의 응원을 받으며 활약하는 모습은 정치적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정부 시절 남북은 동·하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개막식 때마다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을 성사시킨 바 있다.

평창올림픽이 내년 초 열리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을 거듭하며 정세를 악화시켰지만 내년에는 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청와대는 북한이 참가를 결정한다면 이를 발판으로 남북 접촉을 복원하고 경제 협력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관계가 회복될 경우 북핵 문제와 관련한 정부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를 풀 물꼬를 트고 싶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를 호소해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북한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데 이어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공식 요청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2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평창 패럴림픽 참가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정부는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최근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 염대옥·김주식조가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얻어냈고, 북한 당국도 공식적으로 참가 거부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북한은 피겨스케이팅 외에 쇼트트랙과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도 출전권 획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참가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피겨 참가 자격을 얻은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북한 정권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참가 여부를 결정하는 계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늦어도 선수 등록이 완료되는 내년 1월까지는 참가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외교부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현지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휴전 결의안이 다음 달 13일 유엔총회 본회의에 상정되며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휴전 결의안은 유엔이 하계·동계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채택해온 것으로, 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폐막일 이후 7일까지 모든 적대행위를 하지 말자는 내용이 담긴다.

글=조성은 강준구 기자 jse130801@kmib.co.kr, 사진= 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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