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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루치 前 美 북핵 특사 “美, 北과 조건 없이 대화해야”

입력 2017-10-16 19:30:01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는 16일 “미국이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시작했으면 한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방안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연세대 통일연구원 주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대북 협상의 최종 목표가 돼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현재로선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대한 협상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통해 미국의 취약점을 보여주고 평등한 경쟁의 장이라는 점을 확신한 다음 대화에 들어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북한과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강에 앞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그는 대화 내용을 묻는 질문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을 했다”고만 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도록 하거나 고립시키는 것 모두 장점이 있다”며 “저는 제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재가 전부는 아니며 협상을 통해 비핵화를 이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또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인질로 잡고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 자살 상황밖에 되지 않는다”며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능력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이 ICBM을 막기 위해 예방전쟁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북핵 해법이 엇갈리는 데 대해선 “미국 내에선 ‘좋은 경찰’ ‘나쁜 경찰’로 역할을 나눴다는 분석이 있고 두 사람의 말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는데, 제 생각은 후자에 가깝다”고 했다.

갈루치 전 특사를 청중에게 소개한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그의 강점은 협상 과정에서 역지사지가 된다는 점”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질의응답 도중 사회자가 청중석에 앉아 있던 문 특보에게 무대 위로 올라와 추가 답변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문 특보는 응하지 않았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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