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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얻고 美 첨단 군사자산 구매 선물 보따리

입력 2017-11-07 23:55:0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7일 청와대 녹지원을 산책하고 있다. 문 대통령 내외는 팔짱을 꼈고,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손을 잡고 걸었다. 양국 정상 내외는 상춘재까지 걸어가 차와 곶감 다과를 곁들여 대화를 나눴다. 이병주 기자


美産 무기 대규모 구매 현실화

北 핵·미사일 대응 보완 차원
특수정찰기·해상초계기 등
감시정찰 자산 구매 일순위
첨단 항공기술 이전도 기대
핵추진잠수함개발 사업 탄력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군 방위력 증강을 위한 협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추진키로 합의함에 따라 미국산 첨단무기의 대규모 구매가 현실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장비를 주문할 것이고, 이미 승인이 난 부분도 있다”고 직접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거론하며 미국 무기 구매를 언급한 것은 한국정부에 대한 압박이라는 시각도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응해 시급히 보완돼야 할 자산은 감시정찰자산”이라며 “우리군 전력증강을 위한 다양한 부분이 협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이 현재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미국의 첨단무기들은 정찰자산으로는 지상감시 특수정찰기인 ‘조인트스타스(JSTARS)’와 해상초계기 ‘포세이돈(P-8A)’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인도되는 F-35A 스텔스 전투기의 20대 추가 도입, 요격미사일 SM-3 도입 등도 거론되고 있다.

조인트스타스는 고성능 감시레이더로 250㎞ 밖에 있는 지상표적 600개를 동시에 추적·감시할 수 있는 첨단 정찰기다. 북한의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와 장사정포 등을 장시간에 걸쳐 정밀 감시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3600억원으로 정찰과 대기, 정비 등의 임무를 고려하면 4대가 확보돼야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 내년부터 40대가 도입되는 F-35A 20대를 추가도입할 경우에는 3조2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 미사일 요격을 위한 해상 미사일방어체계인 SM-3 미사일은 요격고도 70∼500㎞로 고고도에서 미사일 파괴가 가능하다. SM-3의 1기당 가격은 230억원에 달한다.

핵추진잠수함 개발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군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응하기 위한 핵추진잠수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장보고급(3000t급) 잠수함의 3차 사업을 핵추진잠수함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연구해왔다. 우리 측은 미국과 핵추진잠수함을 공동개발하거나 구입하는 방안을 동시에 검토 중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으로부터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필요한 일체형원자로 제작기술과 순항미사일 발사시스템 등 핵심기술을 이전받을 수도 있다.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이 어렵다면 미국 핵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

군이 그간 필요로 해온 미국의 첨단기술 이전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의 핵심기술인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첨단기술은 미국이 이전을 거부해 국내에서 개발 중이다. 전술지대지 유도무기에 필요한 미 군용 GPS 기술과 고출력 전자기퍼스(EMP)탄 기술도 군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전술지대지 유도무기는 북한 장사정포 진지를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의 핵심전력이지만 미국이 군용 GPS 이용을 허용하지 않아 전력화가 지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그간 미국이 이전을 거부해온 첨단기술들이 많은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술 이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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