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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나카기타 고지의 ‘자민당-1강의 실상’

입력 2017-11-17 05:10:01




지난 10월 22일 실시된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연루된 사학스캔들로 한때 아베 내각 지지율이 26%(마이니치신문 7월 조사결과)까지 급락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납득이 안 되는 선거결과다. 일부에서는 이와 관련, 북한 발 핵·미사일 위기를 강조한 선거 전략에 주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민당 우세는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자민당은 창당 이래 38년 동안 장기 집권했으며 1993년과 2009년 단 두 차례 집권에 실패한 경우를 빼고는 1강 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09년 집권한 민주당을 2012년 패퇴시키고 국정을 장악한 이후에는 총리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정당체제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일본정치에서의 자민당 독주 현상을 분석한다. 정치학자인 저자 나카기타 고지는 파벌, 총재선거, 정책 결정 프로세스, 국정선거, 우호단체, 지방조직, 개인후원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자민당을 분석한다. 2012년 아베 내각 집권 이후의 특징도 자민당의 중장기에 걸친 변화의 한 단면으로 파악한다. 저자는 자민당이 장기에 걸쳐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로 시대 상황에 맞춰 조직과 이념을 바꾸는 유연성에 특히 주목한다.

한국의 정당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당의 명칭부터 바꾸고 보는 경향이 있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에 기반한 정책 제안보다는 지역감정 등 정서에 호소하는 데 주력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 책은 자민당의 일당독주에 대한 규범적 차원에서의 옳고 그름을 떠나 자민당 정권의 자생력에 대한 체계적 해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당정치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교토=유혜림 통신원(교토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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