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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헤어프리트 뮌클러 ‘30년 전쟁:유럽의재앙, 독일의 트라우마 1618-1648’

입력 2017-12-22 05:05:01




‘30년 전쟁’은 오늘날에도 전쟁의 공포에 대한 은유로 사용된다. 유럽 역사상 가장 길고 참혹했던 종교전쟁이었던 이 전쟁은 희생자 또한 사상 최대였다. 독일이 이 전쟁의 폐허에서 회복하는데 수십 년이 걸렸다. 1618년 5월 프라하 성으로 보내진 가톨릭 의원 2명이 개신교 의회에 의해 포위되고 창문 밖으로 던져졌다. 추락한 이들은 살아남았지만 이 사건으로 보헤미아 반란이 시작되었고 곧 보헤미아 왕국, 실레시아, 루사티아도 가담해 최초의 유럽 영토전쟁으로 확대됐다. 당시 독일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다. 유럽의 질서 또한 산산조각 났다. 그러나 이러한 폐허에서 새로운 시대를 연 획기적인 평화질서가 구축되었다. 베스트발렌 체제이다.

이 책에서 저자 헤어프리트 뮌클러는 30년 전쟁의 면면들을 현재의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와 오버랩한다.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유럽의 다른 패권 국가들이 통합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했을 때 신구교 간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전혀 다른 역사적 행보를 걷게 되었던 독일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1·2차 세계대전의 필연성에 대한 단초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30년 전쟁을 역사학자의 시각이 아닌 정치학자의 시각에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뮌클러는 1951년 독일 헤센 주의 프리트베르크에서 태어났다. 괴테대학에서 정치학 독문학 철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학자의 하나로 꼽힌다. 현재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사회과학대 교수로 있으며 베를린-브란덴부르크 학술원 회원이다.

베를린=김상국 통신원(베를린자유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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