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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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컷] 나무 위 우는 판다야! 네 마음을 못 읽었구나

입력 2018-01-05 05:10:01


판다 한 마리가 나무에 매달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냥꾼에게 잡혀간 새끼들이 생각나서다. 판다는 저 멀리 보이는 구상나무를 바라보며 새끼들과 놀던 추억을 되새긴다.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는 새끼들의 얼굴이 하늘에 어른거려 눈물을 훔친다.

판다가 허구한 날 나무에 올라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눈이 내린 땅바닥에 찍히는 자신의 발자국을 목격하는 게 싫어서다. 사냥꾼들은 지난겨울 판다의 발자국을 보고 새끼들이 사는 동굴을 찾아냈었다. 어미 판다는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숲속 동물들은 판다의 사정도 모른 채 그를 조롱하고 험담한다. 결국 판다는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가 숨을 거두는데, 책엔 이렇게 적혀 있다. “누군가 다가와 어미 판다의 마음 아픈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어도 어미 판다는 그렇게 죽지 않았을 겁니다.”

‘마음으로 바로보기’는 베스트셀러 ‘연탄길’의 저자인 이철환이 내놓은 신간이다. 판다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우화 한 편 위에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 163장을 포갰다. 저자는 눈이 아닌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누군가에게 진정한 위로와 격려를 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화가 끝난 뒤 책의 말미에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법’이라는 제목의 챕터가 등장한다. 여기에 실린 일부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는 것” “내가 나를 정성껏 보살피며 나를 기다려주는 것” “편견 없이 인간을 바라보는 것” “오직 상대방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여 보는 것”….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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