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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새해에는 나쁜 습관을 좀 바꿔봐!

입력 2018-01-12 05:05:01
영화 ‘쇼퍼홀릭’에서 주인공 레베카를 비롯한 많은 여성들이 명품을 사기위해 경쟁적으로 달려가는 모습. ‘습관의 감옥’ 저자는 레베카처럼 쇼핑에 중독된 적이 있다. 소니픽쳐스 제공




혹시 영화 ‘쇼퍼홀릭’(Confessions Of A Shopaholic·2009)을 본 적 있는지. 쇼퍼홀릭의 주인공은 쇼핑 중독에 빠진 여성 레베카다. 레베카는 뭐든지 사대는 나쁜 습관 탓에 카드 명세서에 파묻힐 지경이다. ‘습관의 감옥’ 저자 트레이시 잭슨은 이 영화 시나리오를 쓴 작가다. 잭슨은 자신의 나쁜 습관을 영화에 담았다고 한다.

잭슨은 이 책에서 “나는 그저 나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쇼핑을 했을 뿐이다. 실제 쇼핑을 하면 차분해진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시원한 마티니 한 잔보다 구두 한 켤레가 더 유용했다”고 고백한다. 스스로를 격려하기 위한 인터넷 쇼핑, 일에 집중하기 위해 마시는 커피나 담배, 후련함을 위해 표출하는 짜증과 불평불만이 나쁜 습관일까.

저자들은 잘 살펴보면 우리 모두 나쁜 습관의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한다. 그 습관이 안겨주는 즐거움 때문에 나쁘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할 뿐이라고 한다. 다른 저자 폴 윌리엄스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프랭크 시나트라 등 미국 유명 가수들을 위해 곡을 써 오스카상을 받은 작곡가다. 그는 한때 심각한 알코올 중독에 빠진 적이 있다.

책은 나쁜 습관이나 중독, 심리적 문제들을 이겨 낸 두 사람의 경험을 바탕으로 씌었다. 저자들은 옥스퍼드 그룹(Oxford Group)의 치유법을 토대로 각자의 문제를 극복한 과정을 소개하면서 나쁜 습관을 고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이 책에 마련해 놓은 길을 따라오면 당신은 생산적이고 만족하며 책임지고 감사하는 믿을 만한 사람이 될 것이다.”

두 사람은 먼저 옥스퍼드 그룹이 제시한 치유의 4대 원칙을 바탕으로 6개 원리를 도출해낸다. 원칙은 정직 순수 무욕 사랑이다.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고 투명하게 대면하고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연결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6개 원리는 변화의 주체를 나로 삼고 자기 행동을 관찰하면서 잘못을 바로잡아가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강조하는 마지막 6번째 원리는 ‘사랑과 봉사로 살겠다. 감사와 신뢰를 잃지 않겠다’이다.

원칙과 원리만 보면 감이 안 잡힌다. 저자들은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해설해준다. “‘미안해요’는 단 네 글자다. 트위터에 쓴다면 ‘미안해요’라고 쓰고 136자 더 쓸 수 있다. 그러나 그 글자는 당신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물론 당신 자신과의 관계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잘못을 바로잡은 방법의 한 예다. 예시가 현실적이기 때문에 당장 내 생활에 적용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행동을 실질적으로 교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잠들기 전 기록을 권유한다. ‘커피 ○잔’ ‘쇼핑 ○건’ 담배 ○개비’…. 그리곤 하지 말았어야 한 일에 대해 생각해보고 다시 같은 잘못을 하지 않기 위해 다음 날 애쓰라고 한다.

중독 치유 프로그램 경험자인 폴은 치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고 트레이시는 작가답게 관찰과 취재를 통해 사회·심리적 차원에서 치유에 접근한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자신의 일상을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건강한 자아상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정통 자기계발서다. 타인의 진지한 조언이나 자신의 성장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큰 흥미를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삶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싶은 바람이 있다면 밑줄을 그어가며 읽을 책이다. 저자들은 우리가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 알고 있다’며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열정이 변화의 가장 큰 희망이라고 한다. 새해 바꾸고 싶은 나의 습관이 있는가. 이 책에서 시작하면 될 것 같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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