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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1인 가구 폭증… 타인과의 연대, 여전히 중요”

입력 2018-02-09 05:05:01


초솔로사회/아라카와 가즈히사 지음, 조승미 옮김/마일스톤, 316쪽, 1만5000원

이 책에 담긴 얘기는 일본 이야기다. 최근 일본의 한 기관은 2035년이면 15세 이상 일본인 가운데 혼자 사는 사람이 48%에 육박할 거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여기엔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이혼을 한 뒤 ‘돌싱’이 됐거나, 사별을 당해 다시 혼자가 된 사람이 모두 포함된다. 즉, 17년 뒤엔 일본인의 거의 절반이 1인 가구가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한국의 상황과 포개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 통계청이 지난해 8월 내놓은 ‘장래가구추계 시도편: 2015∼2045년’ 자료를 보자.

통계청은 당장 2019년이 되면 1인 가구가 한국에서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학자 울리히 벡의 말처럼 가족이 “필연적 공동체가 아닌 선택적 친밀성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초솔로사회’는 지난해 일본에서 출간돼 큰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1인 가구가 ‘대세’가 된 사회상을 반영한 신조어 ‘솔로사회’는 이 책이 출간되면서 유행어가 됐다. 저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아라카와 가즈히사(55)의 명성도 높아졌다.

책에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조명하면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들여다본 내용이 실려 있다. 솔로 남녀의 가치관을 분석하거나, 솔로사회에서 돈을 벌려면 어떤 상품을 내놓아야 하며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도 비중 있게 등장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태도를 갖는 게 솔로사회를 사는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솔로사회가 도래하면 사람들은 외따로 떨어져 쓸쓸하게 살아가게 걸까. 저자는 이런 예상에 대해 “솔로사회란 결코 고립된 사회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솔로로 산다는 것은 타인과의 교류를 차단하고 제멋대로 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가족, 지역, 회사 공동체를 창출하고 관계성을 구축하면서 사람들이 자립해나가는 사회가 솔로사회다.”

솔로사회에서도 타인과의 연대는 중요하다는 의미가 담긴 셈이다. 일본의 변화상을 전하는 신간이지만, 한국 독자도 인상적으로 읽을 만한 책일 듯하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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