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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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컷] 인간의 희로애락, 감동의 순간을 포착하다

입력 2018-03-07 14:21:09




탄생의 순간이다. 한 사내 아기가 의사의 손에 들려 세상과 처음 대면하고 있다. 엄마와 연결된 기다란 탯줄이나 조막만한 얼굴이 인상적이다. 저 아기는 저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사진은 미국의 포토그래퍼 웨인 밀러(1918∼2013)의 작품이다. 저 사진이 담긴 페이지의 상단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내가 살아있다는 환성이 세계에 울려 퍼진다.”

‘인간가족’은 1955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동명의 사진전에 내걸린 작품들을 한데 모은 사진집이다. 이 전시회는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되는 행사인데, 당시 전시에는 68개국에서 활동하는 사진가 273명이 출품한 사진 503점이 전시됐었다.

인간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를 담아낸 작품들 덕분에 전시회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전시회는 전 세계 미술관 150곳을 순회했다. 1000만명 넘는 관람객을 동원했다.

사진집 ‘인간가족’은 MOMA가 펴낸 책들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다. 이번에 한국 독자와 만나게 된 책자는 이 사진집의 출간 60주년을 기념해 나온 특별판이다.

미국의 유명 시인이었던 칼 샌드버그(1878∼1967)가 서문을 썼다. 그는 ‘인간가족’ 전시를 격찬하면서 이렇게 적었다. “만약 인간의 얼굴이 ‘하나님의 걸작’이라면 바로 이 전시장에 그 믿음직한 증거가 즐비하다. 우리 얼굴은 절대로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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